[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국어의 독해능력이란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6.29 09:59
  • 글을 읽어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어려운 지문. 그때마다 선생님 설명을 들어서 이해했던 경험.

    분명 내가 다 알고 있는 단어와 용어로 구성된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을 들어야만 그나마 조금이나마 이해되었던 경우들. 위와 같은 글을 읽고 나서 멍하거나 문제를 보는 순간 무슨 지문을 읽었는지 지문 내용을 또 읽어야 한다면 확실히 독해력 부족이다.

    국어의 독해능력이란 바로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줄거리를 정리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예로 들 수 있다. 분명 재미있게 읽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임에도 주인공의 이름조차 가물가물하고, 중요한 사건이나 등장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면 독해능력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줄거리는 소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시에도 나름의 이야기가 있으며, 다른 기타 지문에서도 나름의 줄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독해능력이 단순히 줄거리를 정리하는 능력만 말하지는 않는다. 논설문이나 설명문에서도 지문 안에 제시된 정보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지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흐름을 이해했더라도 중요한 내용이나 핵심어 등을 도출해내지 못한다면 문장 독해 능력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본격적인 국어 학습에 있어서 독해력은 ‘단언컨대’ 가장 기본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능력이다. 국어시험 문제들을 살펴보면 하나의 지문은 3~4개의 문제로 구성되는데, 그중 가장 먼저 나오는 문항이 바로 ‘사실관계 확인’에 해당하는 독해력 문제다. 즉, 학생들에게 ‘너, 이 지문에 어떤 내용이 있니?’라는 내용을 제일 처음 점검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해당 지문을 분석하고, 추론하기 전에 반드시 독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학습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독해력은 지문의 사실적 정보를 정리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요즘과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해당 정보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한 사실적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독해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즉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 내용 자체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게 되면 편파적인 정보 습득이나 이해로 인해 올바른 정보 습득이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어떠한 학습 현상을 보일까? 실제 다음과 같은 다양한 국어 학습의 문제점을 보인다.

    우선, 글의 흐름을 말하지 못한다. 글이 진행되는 전체적인 방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문학 작품이라면 줄거리를 말하지 못한다. 여기서 말하는 흐름이란 아주 세부적인 내용까지 줄줄 읊을 수 있는 능력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흐름을 이야기할 수는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김동인의 ‘감자’를 읽고 나서 주인공 ‘복녀’가 어떻게 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지 정도의 흐름까지는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처음 사건의 발단이 무엇 때문인지 이야기하지 못한다든지, 그 중간의 흐름을 이어붙이지 못한다든지 하는 현상을 보이는 학생이 이에 속한다.

    다음으로 사건이나 이야기의 전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은 역행적 사건 구성으로 소설 전체가 추보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읽으면서 사건이 일어난 순서를 정리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의 경우는 이러한 이야기의 전후 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사건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특히 설명문이나 논설문은 반대되는 의견이나 내용을 제시하여 글의 완결성을 높이곤 하는데, 이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내지 못할 경우 글의 주제까지도 헷갈릴 수 있는 정도의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읽은 문장이나 단락의 내용을 남에게 설명하지 못한다.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부분이 바로 읽었는데도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이다. 분명 어려운 단어가 없이 해당 문장을 읽고 고개는 끄덕이고 있으나 정작 친구가 이해하기 어려워서 물어보면 ‘에이~ 그게 말로 설명은 못 하겠는데... 그거 있잖아~’라고 얼버무리는 경우를 말한다.

    문제집에서 다음과 같은 유형의 문제를 자꾸 틀린다.

    -위 지문에 제시된 내용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위 제시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으로 짝지어진 것은?
    -위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분명 본인은 제시문을 잘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제시문의 내용 확인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있다. 학생 대부분이 해당 문제를 ‘단순 실수’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주의해야 한다. 정말 단순 실수인 경우도 있지만, 실제 독해력 부족으로 똑같은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해력의 진단을 위한 체크포인트로는 1) 글을 읽고 전체적인 흐름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2) 사건이나 이야기의 흐름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할 수 있는가? 3) 읽은 제시문을 친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는가? 4) 본문 내용을 묻는 문제를 10개 중 7개 이상 맞출 수 있는가? 등을 통해 진단해볼 수 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