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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인 나이가 몇 살인지는 매년 한 살씩 늘어나는 거니까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은 같은 나이라고 취급받겠지만 과연 실제로도 같을까? 생물학적인 나이가 같다고 해서 신체 나이도 같은 건 아니다. 아랫배 나온 아버지와 몸짱 옆집 아저씨는 같은 해에 태어났어도 아마 다른 신체 나이가 나올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신체 나이다.
엄마는 그런 면에서 피부 나이가 차이난다. 어떤 아줌마는 동안에 젊음을 유지하고, 어떤 아줌마는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는 노안 피부일 수도 있고, 사람마다 어떤 경험과 생활패턴과 스트레스와 관리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당장은 보이지 않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결과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같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차이가 생길 수 있는 나이 개념을 학생들의 공부에도 적용해 보자. 당장 우리 아이가 15세의 중2 학생일지라도 정말 공부도 그 나이에 걸맞게 공부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학교 성적, 학교 선생님, 학원 원장님의 코멘트 등에 의존해서 ‘잘하고 있겠지’ 아니면 ‘뭐가 문제일까’ 하고 고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확히 과목별로 우리 아이가 얼마나 해내고 있으며 문제점은 뭐고 강점은 뭔지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중2 짜리 15세 우리 아이가 영어/수학/국어 과목별로 몇 살 몇 학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고 구체적으로는 어떤 분야나 능력 혹은 챕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공부 나이다.
공부 나이는 크게 진도 나이와 실력 나이로 나뉜다. 진도 나이는 기본적인 배경지식과 진도 나간 부분에 대한 숙지 상태를 보는 것이다. 실력 나이는 실제로 숙지 된 내용을 바탕으로 활용/적용/응용할 수 있는 지를 본다. 즉 ‘알고 있다’ 와 ‘할 수 있다’로 나눠본다면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알고 있다’를 확인하는 것이고 후자에 해당하는 것이 ‘할 수 있다’ 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몸도 체격이 크다고 해서 체력도 높은 것은 아닌 것처럼 진도 나이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실력 나이가 높을지는 알 수 없다. 반대로 진도 나이가 낮게 나왔더라도 실력 나이는 높게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공부 나이는 이 둘을 모두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최종 결정된다.
진도 나이와 실력 나이를 활용하여 공부 나이를 측정하면 ‘알고 있다’라는 느낌에만 머무르는 공부를 방지하고 ‘알고 있는지’와 ‘할 수 있는지’를 모두 보완하는 공부가 가능해진다. 그러면 ‘할 수 있다’ 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판단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보통 아이들의 전통적인 고민 –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에 대한 대답이 되는 것이다. 본인의 현재 공부 수준이 자기 학년 대비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는가? 와 같은 자기에 대한 객관적 인지 즉 메타인지를 하게 되면 당연히 뭘 해야 될지도 어떻게 해야 될지도 판단이 설 수 있는 것이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아빠의 신체 나이, 엄마의 피부 나이, 우리 아이 공부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