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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3: 구조적인 공부의 필요성
중학교 때는 구조적인 공부가 별로 필요 없다. 대부분 1차원적인 문제가 많고 배운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부터는 구조적인 공부 없이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한마디로 주먹구구식 공부가 안 통한다.
2차원 3차원적인 문제들이 나오고 공부한 내용의 앞뒤를 연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중학교 때는 조선을 세운 사람이 이성계라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면, 고등학교 때는 조선의 성립과정을 연결 지어 말하고 그 사회, 정치, 경제, 문화적 의미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이유4 : 수학 & 과학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아마 수학과 과학이 제일 충격적으로 많이 달라질 것이다. 영어나 국어 혹은 사회 같은 과목은 중학교 때 잘하다가 갑자기 고등학교 때 못하게 되는 경우란 별로 없다. 그러나 수학, 과학의 경우 진도 따라가기도 바쁘고 공부 내용도 어렵다. 게다가 문제의 분량은 훨씬 많다. 이과 물리, 화학은 대학에서 배우는 일반 물리, 화학의 기초 부분까지, 이과 수학 역시 대학 미적분학의 기초 부분까지 담고 있다. 물론 대학교에 가서 이런 내용을 공부해 보면 고등학교에 배운 것들도 그저 기초에 불과하겠지만, 고등학교에 막 진학한 학생들에겐 고등학교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어렵게 느껴진다. 문과생들도 수학은 상당히 부담 되며 특히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 되려면 수학을 잘해야 유리하다.
중학교 시절의 수학이나 과학은 그저 문제 많이 풀고 몇 안 되는 공식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내용은 그 자체를 이해하고 암기하고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이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게다가 수학이나 과학이 어려워지면서 여기에 투여해야 할 공부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결과적으로수학/과학을 못 따라가면 다른 과목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방대하고 어려워진 수학/과학을 소화할 수 있는 사고력, 전략과 공부법을 갖추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고교 생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문과 쪽이 그나마 고교 학습 충격이 적은 이유가 바로 수학이나 과학을 적게 다루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유5 : 엄마 매니저 무용론 - 자기주도학습
중학교 때는 부모님 말씀 잘 듣는 학생들이 공부도 잘한다. 엄마매니저가 아직까지는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부터는 더 이상 엄마가 도와줄 수 없다. 고집도 세지고 주관이 뚜렷해지면서 부모님 말씀이 듣기 싫어진다.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귀찮은 잔소리로만 들린다. 그래서 엄마매니저의 코칭이나 조언이 마냥 듣기 싫다. 공부 내용도 워낙 어려워져서 엄마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어지게 된다. 이때부터는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안 잡혀 있을 경우 페이스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등학교 공부를 잘하려면 엄마의 관리가 없이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일찍부터 들여놔야 한다.누가 시키는 공부만 열심히 한다거나 누가 도와줘야만 공부할 줄 아는 중학생 우등생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크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왜 중학교 때는 잘하다가 고등학교 가서 성적이 떨어질까?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