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왜 중학교 때는 잘하다가 고등학교 가서 성적이 떨어질까? (2/2)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11.03 09:26
  • 이유3: 구조적인 공부의 필요성

    중학교 때는 구조적인 공부가 별로 필요 없다. 대부분 1차원적인 문제가 많고 배운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부터는 구조적인 공부 없이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한마디로 주먹구구식 공부가 안 통한다.
    2차원 3차원적인 문제들이 나오고 공부한 내용의 앞뒤를 연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중학교 때는 조선을 세운 사람이 이성계라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면, ​고등학교 때는 조선의 성립과정을 연결 지어 말하고 그 사회, 정치, 경제, 문화적 의미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

    이유4 : 수학 & 과학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아마 수학과 과학이 제일 충격적으로 많이 달라질 것이다. 영어나 국어 혹은 사회 같은 과목은 중학교 때 잘하다가 갑자기 고등학교 때 못하게 되는 경우란 별로 없다. ​그러나 수학, 과학의 경우 진도 따라가기도 바쁘고 공부 내용도 어렵다. 게다가 문제의 분량은 훨씬 많다. ​이과 물리, 화학은 대학에서 배우는 일반 물리, 화학의 기초 부분까지, 이과 수학 역시 대학 미적분학의 기초 부분까지 담고 있다. ​물론 대학교에 가서 이런 내용을 공부해 보면 고등학교에 배운 것들도 그저 기초에 불과하겠지만, ​고등학교에 막 진학한 학생들에겐 고등학교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어렵게 느껴진다. ​문과생들도 수학은 상당히 부담 되며 특히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 되려면 수학을 잘해야 유리하다. ​

    중학교 시절의 수학이나 과학은 그저 문제 많이 풀고 몇 안 되는 공식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내용은 그 자체를 이해하고 암기하고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이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게다가 수학이나 과학이 어려워지면서 여기에 투여해야 할 공부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결과적으로수학/과학을 못 따라가면 다른 과목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방대하고 어려워진 수학/과학을 소화할 수 있는 사고력, 전략과 공부법을 갖추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고교 생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문과 쪽이 그나마 고교 학습 충격이 적은 이유가 바로 수학이나 과학을 적게 다루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유5 : 엄마 매니저 무용론 - 자기주도학습

    중학교 때는 부모님 말씀 잘 듣는 학생들이 공부도 잘한다. 엄마매니저가 아직까지는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부터는 더 이상 엄마가 도와줄 수 없다. 고집도 세지고 주관이 뚜렷해지면서 부모님 말씀이 듣기 싫어진다.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귀찮은 잔소리로만 들린다. 그래서 엄마매니저의 코칭이나 조언이 마냥 듣기 싫다. 공부 내용도 워낙 어려워져서 엄마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어지게 된다. 이때부터는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안 잡혀 있을 경우 페이스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등학교 공부를 잘하려면 엄마의 관리가 없이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일찍부터 들여놔야 한다.​누가 시키는 공부만 열심히 한다거나 누가 도와줘야만 공부할 줄 아는 중학생 우등생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크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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