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이 범위가 한정되어 있는 시험을 볼 때는 공부할 때 큰 무리가 없으나, 내가 배우지 않았던 개념이라고 생각되어 선생님께 질문했을 때, 작년에 배웠던 내용이라고 선생님이 언급한 뒤 내용을 설명해주셨을 때 비로소 ‘아하! 이거!’라고 이해했던 경험이 있는 학생이라면 발상력이 부족한 학생이다. 즉, 발상력은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의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의 개수가 많아지게 되면서 적용해야 할 개념이 무엇인지 헷갈리거나 떠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특히 이러한 경우는 단원 통합형 응용문제 풀이 시 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정확히 해당 문제에 필요한 개념을 콕콕 집어서 적용해낼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바로 발상력이다.

현재 공부하는 단원에 국한된 문제풀이는 문제없이 진행하지만, 다음 단원을 학습한 뒤 다시 이전 단원 문제를 풀어볼 때 어떤 개념을 적용해서 풀어야할지 막막해하는 경우들이 발상력 부족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는 개념에 대한 정확히 이해가 기반되지 않은 학생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 외의 학습 단원 이외의 단원 간의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을 때, 혹은 문제를 보고 적용해야 할 개념을 연결 짓지 못했을 때 학생의 발상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이 학생들은 특정 단원을 학습할 때에는 문제없이 수학 문제를 풀기 때문에 소단원, 대단원 평가의 결과에서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최고의 점수를 받기 때문에 해당 단원의 학습을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막상 2~3개 단원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발상력 부족의 문제가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이렇게 발상력은 학습을 진행하는 단계에서는 점검하기도 어려우며, 실제 학습 결과로 나타나기까지는 파악하기 어려운 ‘침묵의 수학 능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학습 결과로 나타나는 순간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학생의 수학 학습 자신감 하락을 촉진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유의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발상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어떤 학습 형태를 보일까?

우선 해당 문제가 어떤 단원의 어떤 개념을 묻고 있는지 도출해내지 못한다. 응용문제가 아닌 일반 개념을 적용한 문제 풀이 과정조차에서도 어떤 공식을 적용해서 풀어야할지 막막해 하는 학생들이 있다. 간혹 중학생의 경우는 많은 문제 풀이를 통해서 일정한 문제 패턴 암기를 통해 개념 적용 공식 비슷한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기도 한다. 이러한 학생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첫 모의 수능에서 당혹스런 결과를 받곤 하는데, 이는 바로 문제 유형별 학습, 패턴화된 문제 풀이 연습의 결과이다. 이는 가장 중요한 능력인 발상력을 수학 문제의 암기로 인해 향상시킬 기회조차 스스로 박탈시킨 결과이다. 이것은 단순히 간단한 개념 이해 문제의 경우에는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으나, 여러 개념을 도출해내어 적용해야 하는 응용문제 풀이에서는 문제 풀이의 어려움을 겪게 한다. 결국에는 그 학생의 학습법은 ‘수포자(수학포기자)’로 가는 급행열차에 올라탄 것과 다름 없다.

또한 문제에서 전제하고 있는 연계 개념들 간의 관계성을 도출해내지 못한다. 발상력은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핵심 key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때 한 가지 개념만을 바르게 도출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특히 응용문제의 경우에는 다양한 개념들과 용어, 공식들이 복잡한 구조로 엮여 있어 학생들이 그 엮인 실타래를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해당 문제에서 하나의 개념을 도출해냈다고 해서 응용 문제를 해결할 핵심 key를 모두 찾아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종종 문제를 풀다가 중간에 막혀서 도저히 해당 문제를 풀어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던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복잡한 문제 속에서 문제 해결의 단서 1,2,3을 모두 찾아낼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발상력 높은 학생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