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핵심과 요점 분석하기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9.15 09:52
  • 상담을 하다보면 공부는 많이 하는데 노력만큼 성적이 안 나와서 고민이라는 얘기는 정말 많이 빈번하게 듣는 사례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에 하나가 바로 핵심 보는 눈이 부족한 경우다. 뭐가 중요한지 핵심과 요점을 파악하지 못하면 노력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지점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글을 읽어도 요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핵심이나 요점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선순위도 중요하다. 공부에도 다른 모든 일처럼 우선순위는 존재한다. 어느 과목을 먼저 해야 하는지 어떤 내용을 먼저 봐야 하는지 모르고 그냥 무턱대고 열심히만 하면 역시 노력과 성과에 차이가 커진다.

    그러나 이 두 가지를 보는 눈이 없이 공부할 내용을 바라보면 한숨이 나올 만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그것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화된다. 따라서 고등학습으로 갈수록 중요한 핵심과 요점 그리고 그것들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눈을 길러야만 주어진 시간동안 필요한 학습의 완성도를 만들 수 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이것을 보는 눈을 어떻게 만드는 걸까? 수업에 노트필기하며 집중하기, 질문거리 만들기, 독서와 자기주도학습, 개념이해와 반복, 오답노트, 시험분석 이 모든 내용들이 모두 그런 눈을 기르기 위한 작업들이다. 결국 자기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서 공부의 기본이 되는 이러한 원칙과 기술들을 충실하게 적용했을 때 핵심과 요점을 보는 눈, 그것들을 처리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안목이 형성되는 것이다.

    안목이 생기면 더 효율적으로 이런 활동들을 할 수 있으니 전형적인 선순환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런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의존해서 해결하려고 하면, 정작 자기 스스로 해내는 것들이 부족하며 숙제 처리에만 급급하게 되고,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고 문제의 원인조차 찾지 못한 채 공부에 대한 반감과 두려움만 쌓이게 된다.

    핵심과 요점 그리고 그 우선순위는 충실한 자기주도학습에서 얻어지는 결과물들이다. 예를 들어 학습목표의 답을 찾기 위해 교과서를 충실히 읽는 것, 문제집의 문제와 답을 이용해서 거꾸로 교과서에서 그 답을 찾기 위해 공부해보는 것, 노트필기 할 때 편의성과 효율성을 위해 예습하면서 궁금증을 만드는 것, 시험에서 자주 틀리고 출제되는 문제와 오답노트 제작하면서 발견하는 오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것과 같은 모든 활동이 바로 그러한 자기주도학습의 노력이다.

    문제는 이런 노력의 고단함보다는 핵심 요약된 교재를 가지고 문제만 많이 풀어서 손쉽게 얻고 싶은 것이 누구나의 욕망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남의 일에 대해서는 노력을 높게 평가하지만 막상 자기 일이 되면 노력보다는 선택을 통해 잘되고 싶어 한다. 요령껏 교재를 잘 골라서 손쉬운 과정을 거쳐 잘하고 싶은 것이 누구나의 욕망이기에 그런 욕망을 내려놓고 정면승부로 기본에 충실한 교재를 읽어나가는 우직함이 있어야 한다. 그랬을 때 책은 입체적으로 읽히고 자연스럽게 핵심과 요점 그리고 우선순위가 터득된다.

    핵심이나 요점을 분석하는 눈과 그것을 다루는 우선순위를 얻는 또 하나의 노력은 바로 문제를 출제해보는 방법이 있다. 내가 출제자라고 가정하고 어떤 문제를 어디서 낼 것인가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자연스럽게 출제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에 기반하여 쓸모 있는 방법이다. 핵심정리노트나 마인드맵을 그려보는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이처럼 핵심을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은 일단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노력을 우선으로 하고나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서 처음부터 핵심 요지만 골라내려고 애쓰면 그것이 핵심인지 알아보기도 어렵고 설사 찾아내더라도 다른 비핵심과 연관 지어 물어보면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가장 바탕이 되는 공부를 해주고 나서 거기에 이러한 능력이 덧붙여질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함을 알고 순서를 헷갈려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기본공부를 하고나서 기출문제를 풀어야지, 공부는 별로 안하고 기출문제에 맞춰서 공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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