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획을 짜기만 하고 실천하지 못해서 울상 짓는 학생들이 많다. 또는 짜는 것 자체에 대한 귀찮음도 만만치가 않다. 모두 현실성 없는 계획과 달성 실패로부터 기인하는 현상들이다. 물론 스스로 뭔가를 계획하기 위해 고민하고 도전해보는 습관이 덜 되어 있다면 누군가 정해주는 것만을 로봇처럼 수행하는 것이 속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스스로 할 일을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는 없다. 공부는 자체로 평가를 받는 측면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를 조절해보고 시행착오 함으로써 성장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에 중요한 것이다. 그럼 계획수립과 달성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현실에서 달성 가능한 계획을 짜는 세 가지 원칙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 번째는 경우의 수에 도전하기다. 사실 세상에 계획을 짜는 방법에 정답이 있을 수 없다. 하루에 세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 사람도 있고 한 과목에 몰두 하는 것이 좋은 사람도 있고 다섯 과목을 뷔페처럼 공부하는 것이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좋은 사람도 있는 법이다. 한 시간만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세 시간을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다섯 시간을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어찌 이런 것에 정답이 있고 표준이 있겠는가. 그렇다고 무슨 하루에 18시간씩 하다가는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 이건 정말 오답이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계획을 짤 때는 이런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반영해보고 내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나만의 계획 수립법이다. 3월엔 한과목만, 4월엔 세과목을 5월엔 다섯 과목을 공부해보자. 6월쯤엔 어떤 방법에 옳았는지 스스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자기측정이다. 내가 어떤 문제집을 한 페이지 푸는데 최선을 다했을 때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측정해야 한다. 어떤 단어집을 하루치 외우는데 필요한 시간을 측정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그 문제집을 다 보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주어져 있고 산술적으로 하루에 얼만큼씩 해야 다 볼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얼만큼이 몇 시간이 걸릴지 계산해서 실제 달성가능한 계획표를 짤 수 있다. 이러한 자기 측정이 없이는 바램만으로 계획을 짤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달성이 잘 안되고 늘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자기 자신의 능력치를 측정해야만 계획에 반영하여 달성확률을 높일 수 있다.
세 번째는 3배수 원칙이다. 어떤 내용을 한 시간 강의를 들었다면 적어도 세 시간 정도는 자기 스스로 공부를 계획해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문제풀이가 아닌 내용설명형 강의를 들었다면 그 시간의 세 배수 정도는 내용을 다시 이해하고 적용해서 자기화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실제 공부모습을 살펴보면 거꾸로 된 경우가 더 많다. 강의 듣는 데에 세 시간을 쓰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한 시간이다 보니 당연히 공부의 완성도가 오르지 않고 노력대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내가 수업 받는 시간과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의 비율을 계산해보고 3배수가 되도록 계획에 반영해보자.
암기과목이 자기 전에 잘된다는 말, 집중이 잘 될 때 취약과목을 배치해야 한다는 말, 50분 공부하고 10분 쉬라는 말, 시험 전에 3회독 하라는 말, 내가 공부하는 시간을 스톱워치로 누적시키라는 말, 7번만 공부하면 뭐든 가능하다는 말, 세상엔 무수히 많은 계획과 실천에 관한 말들이 있다. 이런 말들은 홍수처럼 쏟아지고 변화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언제나 한결 같다.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실천이라는 점.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계획수립의 3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