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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수험생, 학부모님, 그리고 학원 관계자들에게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문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푸는 것이 핵심 사안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교육 기관에서는 진정한 수학적 능력을 길러내는 쪽보다는 여러 입시나 경시대회에서 결과를 낼 수 있는 쪽으로 학생들을 지도합니다. 이러다보니 수학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정의가 다소 호도되어 수학을 잘한다면 무조건 특목고, 자사고, 그리고 영재고와 같은 학교에 진학해야한다는 불문적인 공식이 생겼습니다. 이쯤에서 많은 학원 관계자분들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은 수학을 진정으로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정으로 수학적 재능이 타고났다고 정의하는 것은 주어진 조건 혹은 문제 속에서 숨겨진 규칙성을 발견하고 올바른 답을 도출해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수학을 잘하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경시대회 수준의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을 넘어서서 낯선 환경 속에서도 숨겨진 규칙성과 일반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수학적 재능이 있는 학생 혹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느 세계관 속에서 만들어진 수학적 체계를 쉽게 이해할 것이며 그 체계를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줄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능력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경시대회 문제나 과학고에 입학하는 것은 쉬운 일이고 인위적으로 사교육을 힘겹게 받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영재고나 과학고에 입학하는 상당수의 학생들은 진정으로 수학적 재능을 가진 학생들도 있겠으나 인위적으로 사교육을 통해서 만들어진 학생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은 경시대회나 입시에 맞춰진 공부를 하다 보니 진정으로 수학적 규칙성이나 일반적인 법칙을 발견해내지 못합니다. 그러한 학생들이 과학고나 영재고 내에서의 치열한 성적 경쟁에서 생존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숙고해본다면 결국 수학을 잘하는 것에 대한 올바른 공감대 혹은 합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설령 수학적 능력이 없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학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건은 철저한 개념학습입니다. 수학을 못하는 학생들의 특징을 본다면 문제를 맹목적으로 풀고 있고 그 풀이에 대한 심층적인 반성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철저히 이해하고 그 개념들을 기반으로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고 풀어지는지에 대한 반성이 반드시 있어야합니다. 더 나아가 그 개념들을 묶어서 새로운 규칙성을 발견해내고 그 규칙성을 기반으로 우리 교육과정 내에서는 충분한 연습을 한 학생이라면 답을 도출해내는데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결론 지어,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화성이건 목성이건 안드로메다이건 어떤 세계관 속에서 만들어진 수학적 약속을 이용해서 충분히 세상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수학을 못한다는 것은 비판적으로 주변의 조건이나 규칙들을 반성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문제들만 푸는 상태를 말하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반복적으로 사고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수학수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수학을 잘하고 못하는 것
화성의 수학을 지구인이 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