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태의 셀프 플래닝(Self-Planning)] 기다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7.31 09:28
  • 80년대 말 국내 굴지의 S기업이 직원들에게 당시 20만원을 호가하는 자사 주식을 10만원이 되지 않는 금액에 스톡옵션으로 부여 했는데, 그 후 회사 주식이 100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그 가격대에 주식을 판 직원은 거의 없다고 한다. 대다수의 직원이 곧바로 2~3배 오른 금액에 ‘이게 웬 떡이냐“하고 모두 처분해버린 것이다. 현재까지 기다린 극소수의 몇 명만이 10배 이상의 횡재를 맞이했다고 하니 기다림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는 좀처럼 느긋이 기다리지 못하는 것 같다. 주식의 경우 조그만 소문에도 매매를 앞 다투고, 무슨 사건이 터지면 이쪽으로 우르르, 무슨 정보가 들리면 저쪽으로 우르르 하고 있다. 대기시간이 좀 길어지면 불평불만을 하고, 음식배달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항의전화를 건다. 열차나 비행기가 멈추기도 전에 내리려고 하고 바뀐 수능제도가 시행되기도 전부터 학원가가 들썩이고 있다.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진득함이 현명할 때가 있다. 이리저리 높은 연봉을 찾아 옮겨 다닌 회사원 보다는 한 분야에 눌러 앉아 임원이 된 자가 더 지혜롭다. 세월을 기다려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부터 기다림에 익숙하고 기다리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맘에 들지 않는 나쁜 사람을 만나더라도 기다려보라. 어느 순간 그는 사라지고 더 좋은 사람이 내 곁으로 온다. 당해년도 입시에 어떻게든 승부사를 던지려고 하고 짧은 시간에 높은 성적을 기대하여 닦달하는 것보다는 느긋하게, 느리게 가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자. 조급하게 맞지도 않는 진로를 선택하여 고민하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서너 번의 도전 끝에 원하는 것에 안착하는 것이 더 낫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온다고 한다. 비가 내릴 때 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기다리면서 느리게 산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 있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렵고 힘들고 짜증나더라도 우선 기다려 보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도 결국 기다림 속에서 나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