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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인 이른바 ‘메르스(MERS)’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다. 경기마저 얼어 붙었다. 더더욱 교육부문은 때 아닌 한파를 맞았다. 휴교에 각종 행사나 강연 취소가 굴비 역듯이 달려나온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전염성이 강한 치명적인 바이러스이니 조심해야 하겠지만 사람들의 행동수위가 조금 지나치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것처럼, 한 마리 개가 짖으면 백마리 개가 따라 짖듯이 아무 생각없이 따라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 대세를 쫓는 것이라고 항변 할 수 있겠지만 웬지 줏대업고 주관 없어 보인다. 게다가 ‘따람쟁이’라는 닉네임은 그리 달갑지 않은 단어다. 그저 따라간다는 것은 동네축구에서나 볼수 있는 공을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꼴이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일수도 있고...
적어도 나의 진로설정에는 따라가기 전략은 부적절하다. 이러한 따라하기 파생상품은 자칫 부모가 이끄는 대로 끌려가는 진풍경마저 보여준다.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시키콜콜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조차 부모의 조언을 듣는 학생의 모습에서 ‘어처구니 없음’을 떠올린다. 부모님이 살아생전 움켜쥔 내 삶의 작전권을 환수하기 까지는 꽤나 오랜 세월이 걸릴듯하다.
공부를 하고 일상을 짊어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나의 자존감을 상실한 순간 친구 따라 강남가듯이 이리저리 흔들리게 된다. 나에 대해서는 조금은 영악해질 필요가 있다. 흘러가는 물처럼 따라 흐르지 않고 가끔씩 주판알을 튕기고 꼼꼼하게 따지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나에게 득이 될 때 은근슬쩍 따라가는 교민함도 가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친구들이 강남가자고 한다면 다음 세가지의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키는 가 생각하고 따라나서도록 하자. 이는 나의 진로설계에 대한 물음의 해답이기도 하다.
1. 왜 가야 만 하는지(이유)
2.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목적)
3. 그렇게 함으로서 뭐가 좋아지는지(기대효과)
[도영태의 셀프 플래닝(Self-Planning)] 친구 따라 강남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