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의 부모성품코칭] 미래를 성공으로 이끌어 갈 가장 큰 힘 '정직'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10.31 15:54
  • 얼마 전 부모성품훈계학교를 진행하다가 수강생들에게 “만약 내 아이가 남의 물건을 몰래 가져와서 놀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부모들은 골똘히 생각한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겠다.” “재미있게 놀고 있으니 놀이가 끝난 다음 잘 이야기 하겠다.” “남의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오는 것은 안 되는 거란다.”라고 말하겠다는 부모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내심 놀랐습니다. 실용주의와 편리주의가 자녀양육의 현장에도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는 어떤 것이 옳은 일이냐 하는 것보다는 어떤 것이 나에게 더 유익을 주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윤리풍조가 자녀양육 현장에도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니 눈앞에서 만난 현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요.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시 『남과탄南瓜嘆』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성균관 유생이었던 다산은, 장마로 인해 오랫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습니다. 열흘만에 집에 도착해 보니, 어린 여종이 부인에게 회초리를 맞고 있었습니다. 단호한 부인의 모습에 다산은 영문을 몰라 자초지종을 물었지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림이 심해지자, 어린 여종이 안주인과 젖먹이 아기를 먹이려고 이웃집 호박을 몰래 훔쳐온 것이었습니다. 여종은 주인마님에게 충성하려고 호박을 훔쳐 죽을 끓여 드렸지만, 오히려 여종을 엄하게 꾸짖으며 종아리를 쳤습니다.
     
    회초리를 들어 옳은 일을 가르친 다산 부인의 도덕성은 이 시대 부모들에게 커다란 가르침을 줍니다. 분별력(Conscience)이란 어렸을 때부터 양심에 기초하여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고 옳은 것을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분별력’의 덕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누가 보지 않아도 옳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정직의 성품을 가르쳐야 하지요. 정직이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각, 말, 행동을 거짓 없이 바르게 표현하여 신뢰를 얻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고, 아닌 것은 “아니요(no)” 맞는 것은 “네, 맞아요(yes)”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정직입니다. 나의 생각, 감정, 행동을 축소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손해가 되더라도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신뢰를 얻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리더가 됩니다.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정직만큼 부유한 유산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모의 일상생활에서 보여지는 정직의 단편들을 통해 자녀는 옳고 그름을 배우고, 정직을 선택하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분별력이 없어지고 정직이 혼란해지는 시대에, ‘미래를 세우는 가장 강력한 힘’은 정직이라고 크게 말해주는 부모가 됩시다. 부모의 모델링을 통하여 정직을 귀한 가치로 여기는 좋은 성품의 자녀가 양육됩니다.

    (사)한국성품협회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이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