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성을 키우는 이영숙 박사의 부모성품코칭] 큰소리 내지 않고 자녀를 변화시키는 방법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4.29 18:13
  • 자녀를 어떻게 훈계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가능하면 자애로운 부모가 되기 위해 인내하면서 지켜보다가도 컴퓨터나 핸드폰 게임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잔소리를 늘어놓고 만다. 하지만 잔소리의 효과는 고사하고 말대꾸만 늘어가니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잔소리를 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다르지 않다. 내 아이가 조금만 더 성실하면 좋겠고, 나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잔소리가 되어 버리고 마는 셈이다. 나도 한때는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심하게 잔소리를 하는 엄마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아이들과의 관계 단절에다 서로에게 상처만 고스란히 남았다.

    잔소리가 얼마나 역효과를 내는지는 과학적으로도 밝혀졌다.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과 UC 버클리 대학, 하버드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평균 14세의 청소년 32명에게 엄마의 잔소리를 녹음한 음성파일을 30초 정도 들려주고 뇌의 활성도를 측정했다. 그랬더니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전두엽과,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관여하는 두정엽, 그리고 측두엽의 활성도가 현격히 떨어졌다. 즉 아이들의 뇌가 엄마의 잔소리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작업을 중단해버린 것이다. 이 말은 부모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자녀에게 말하더라도 잔소리가 되어버리는 순간 아이들은 엄마의 의도와 달리 ‘엄마는 나에게 잔소리를 했다’는 부정적인 감정만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니 잔소리로는 결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가 없다. 우리가 아이들의 생각, 감정,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면 잔소리가 아닌 ‘성품훈계’로써 접근할 수밖에 없다. 성품훈계란 “자녀가 좋은 성품으로 성장하도록 부모와 교사가 좋은 성품으로 가르치고 수정하고 훈련시키는 것”(이영숙, 2005)이다.

    성품훈계의 3단계

    즉 성품훈계는 가르치고, 수정하고, 훈련시키는 것 3단계 과정이 있다.
    1단계 ‘가르침의 단계’는 아이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바른 말과 행동을 가르치는 단계이다. 일상생활 속의 대화를 통해 가르치거나, 부모가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가르친다. 단 자녀가 잘못했을 때에만 좋은 생각, 감정,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좋은 성품을 보여주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2단계는 ‘훈련의 단계’로 자녀 스스로 실천하는 단계이다. 좋은 생각, 감정, 행동이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반복하여 연습한다. 여러 번 지침을 주어 좋은 행동을 일깨워주되, 잘못된 행동이 개선되었을 때는 충분히 칭찬하고 보상해주어야 한다.

    3단계는 ‘교정의 단계’로, 1단계 2단계를 거쳤음에도 잘못된 행동이 반복된다면 교정을 통해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 교정의 방법으로는 직접적이고 단호하게 말하기, 자연적 귀결, 논리적 귀결, 소멸(무시), 타임아웃 등이 있다. 아이의 문제행동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교정방법을 선택할수록 효과가 좋다.

    화를 다스리고 훈계하기

    자녀를 훈계할 때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자기 자신도 모르게 폭발하는 화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의 문제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 교수인 매튜 맥케이(Mattew Mackay)는 부모의 화는 두 가지 요소 곧 스트레스와 왜곡된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첫 번째 요소는 부모가 양육과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이다. 아이가 어지르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닐 경우 부모는 스트레스로 화를 내게 된다. 둘째 요소는 스트레스가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으로 가령 이동 중인 차 안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 경우 그 도를 넘어서게 되면 ‘아이들이 조용히 하라는 내 말을 일부러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생각은 마치 내재된 스트레스를 화로 폭발하게 하는 방아쇠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화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면서 화를 폭발하게 만드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왜곡된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곡된 생각은 아이의 행동을 속단하거나 확대해석하는 경우이다. 즉 얘가 나를 시험하는구나, 넌 정말 통제 불능인 아이구나, 감히 나에게 그렇게 말하다니 등이다.

    화를 극복하려면 이런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꿔야 한다. 즉 나는 화를 낼 필요가 없다, 이건 그 나이 또래로 보면 당연한 행동이다, 아이는 나한테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다 등으로 이런 문구를 핸드폰에 입력해두고 수시로 보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잔소리를 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도 우리는 자녀들을 훈계할 수 있다. 좋은 성품으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좋은 생각, 좋은 감정, 좋은 행동을 보여주고 가르친다면 아이들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변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