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완의 ‘아는 만큼 보이는 특목고 입시’] 자사고 전형의 변화 - 1편 (절대평가제 도입을 중심으로)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5.03.13 10:16
  • 지난 칼럼에서는 ‘여러 분류기준에 따른 자사고의 유형’과 최근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자사고 재지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오늘은 그 중 서울방식 이외의 자사고에서 어떻게 학생을 선발하는지 그 전형방법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하 서술에서 자사고란 서울방식 이외의 자사고를 의미함)

    자사고의 경우 외고, 국제고와 마찬가지로 2011년도 입시부터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도입 실시되고 있다. 1단계 내신 성적만으로 정원의 1.5~2배수를 선발하여, 2단계 서류, 면접을 통해 최종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이를 단계별 전형이라고 하는데, 이는 외고, 국제고 전형과 동일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외고, 국제고는 영어 내신만을 반영하는 것에 비해, 자사고는 주요교과 또는 전 교과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사고가 더 강력한 선발권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며, 선발권이 강할수록 더 우수한 학생이 지원하는 경향성을 감안하면 외고에 비해 자사고로 더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자사고 전형도 작년 2015년도 입시부터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1단계 내신 평가방식이 상대평가제에서 절대평가제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이하에서는 자사고 입시에서 절대평가제가 도입되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 영향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한다.

    1. 내신반영 방식의 변화 – 절대평가제 도입의 의미

    상대평가제가 실시된 2011년~2014년도 입시까지만 해도 1단계 내신반영 방식은 과목별 석차를 각 해당 자사고의 환산 점수 식에 넣어 소수점까지 계산하던 방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신 1-2등 차이에 따라 미세하게 1단계 내신점수의 차이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주변 친구와의 과도한 경쟁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작년 2015년도 입시부터 내신평가 방식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면서, 90점~100점까지 동일한 성취도 점수를 부여하게 되었다, 즉 90점과 100점 학생의 점수 차이가 없어져 과도한 석차경쟁에 따른 학업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주변 친구를 경쟁자로만 여기던 문제점까지 해소함으로써 협력학습을 가능케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자사고 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께서 정확히 알지 못하는 듯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그림을 참고하기 바란다.

  • 위 [그림1]은 상대평가제가 실시되었던 2011년~2014년 입시에서 성적에 따라 학생을 평가하던 방식이다. 내신 점수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학생을 일렬로 세워 평가했는데, 심지어 소수점 넷째짜리까지 반영하는 고교가 있을 정도였다. 따라서 최종합격을 위해서는 내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그림2]는 절대평가제가 실시된 이후 내신 평가방식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반영과목 모두 A인 경우 1단계 만점이고, 반영비율이 적은 과목에서 B 하나인 학생이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이는 일렬로 줄을 세우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그림2]와 같이 계단 모양의 줄서기 방식으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1단계를 통과했다면, 제로베이스에 가까운 상황에서 서류와 면접만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며, 결국 서류와 면접이 최종 당락의 결정적 변수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2. 1단계 서류평가 금지

    2015년도 입시에서 또 하나의 주요 변화는 1단계 서류평가 전면금지 조치이다. 그동안 하나고나 용인외대부고와 같은 몇몇 자사고의 경우 1단계에서 내신뿐만 아니라 서류까지 종합평가해 면접인원을 선발해 왔는데 이를 전면 금지시킨 것이다.

    상대평가제 방식이 계속 운영되었다면, 1단계 서류 평가 금지는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핀바와 같이 작년 2015년도 입시에서부터 1단계 내신 평가 방식이 절대평가제로 전환되었고, 이 상황에서 1단계 만점자인 ALL A인원이 전국적으로 지나치게 많다면, 자사고 입시는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원의 4-5배수에 달하는 지원생이 모두 1단계 만점인 ALL A라면, 정해진 인력과 시간으로 이들 모두에 대해 면접을 실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면접을 실시하더라도 이는 학생을 평가하는 수단이 아니라 단지 요식행위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작년 대부분 주요 입시기관이나 컨설팅 업체 등에서 주요교과 ALL A인원을 10%~20% 내외라고 예측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사고 입시는 파행으로 치닫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자사고는 끝까지 1단계에서 서류를 평가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를 전면 금지시켰고, 이는 자사고로서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대형입시기관에서 주요교과 ALL A인원이 10%~20%라는 예측이 과연 옳았는지에 대한 검증이다. 현재도 일부 입시기관에서 20%가 넘는 인원이 A를 받고 있고, 이들 모두 잠재적인 자사고 지원생이라고 분석 자료를 쏟아 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번쯤 그 논리를 제대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전국적으로 주요교과 ALL A인원이 10%를 훌쩍 뛰어 넘는다면 일부 과목에서 B가 있는 학생은 자사고에 지원한다 하더라도 1단계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절대평가제가 시행된 입시에서는 전국적으로 ALL A인원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는 것이 자사고 입시를 이해하는데 본질적인 요소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면 관계상 추후 칼럼에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3. 전형 변화에 따른 자사고의 대응

    우선 1단계에서 전 과목을 반영해왔던 하나고나 민사고의 경우, 모든 교과 ALL A인원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므로 면접인원이 지나치게 많아질 것이라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국, 영, 수, 사, 과  주요 교과만을 반영해왔던 대부분의 자사고는 1단계 통과 인원이 지나치게 많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갖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이유로 각 자사고는 절대평가제 도입과 1단계 서류평가 전면 금지에 따라 1단계 통과 인원이 지나치게 많지 않도록 전형을 손질해야 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3가지 정도를 그 예로 들 수 있는데, ❶ 첫째, 반영학기를 늘려 ALL A인원을 줄이는 방법 ❷ 둘째, ALL A라 할지라도 자체 규정에 따라 차이를 두는 방법 ❸ 셋째, 1인당 면접시간을 줄이거나 전체 면접 일수를 늘려 1단계 동점자 모두 2단계 면접을 실시 방법이 그것이다.

    아래는 주요교과만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고교인 상산고와 용인외대부고의 대응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1) 상산고 : ❶ 반영학기를 늘림 (2-1학기~3-1학기 3개 학기 반영에서 1-2학기~3-1학기 4개 학기 반영) ❷ 동일한 A라 할지라도 추정 Z값의 크기에 따라 차이를 두는 방법 (이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라 기회가 된다면 따로 정리해 보려 한다.)

    (2) 용인외대부고 : ❶ 반영학기를 4개 학기(2-1학기~3-2학기)에서 5개 학기(1-2학기~3-2학기)로 늘리려 했으나 충분한 사전예고가 없었다는 지원생의 반발로 4개 학기 반영 유지
    ❷ 1인당 면접 시간 단축(1인당 15분 내외에서 10분 내외로 축소)을 통해 1단계 동점자 모두 면접 실시

    4. 요약정리

    이상으로 절대평가제 도입의 의미와 1단계 서류평가 금지 조치에 따른 각 자사고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의 내용을 간단히 세 가지로 요약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절대평가제 도입은 일렬 줄서기 방식에서 계단 모양의 줄서기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내신은 1단계 통과를 위한 절대적인 조건이긴 하지만, 최종합격을 위한 변별력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2) 절대평가제하에서 1단계를 통과했다면, 2단계는 거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인 만큼 서류, 면접의 영향력과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3) 자사고 입시의 핵심은 잠재적인 자사고 지망생을 의미하는 주요교과 ALL A인원이 대략 몇 %인지 추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보통 10%~20%를 예상하지만,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다음 주 자사고 입시 2편 계속

    김종완 (에듀바른컨설팅 대표, 입시전략지침서 [특목고갈사람모여라] 대표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