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화의 초,중,고 학생들과의 독서] 프랭클린 자서전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4.30 10:59
  • 그리스의 우주관은 질서이다. 항상 그 법칙대로 가는 것이 질서이다. 자유는 그 법칙을 깨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이전 사람이 변증법을 만들었지만 집대성한 것은 플라톤이다. 변증법에서 계속 대립적인 무언가가 있고 찾아가는 방식은 위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홉스에 와서 모든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고 본 것이 나오고 이것은 더 이상 자연질서에 의해서 차등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큰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것이 도구적인 합리성이다. 철학의 관심이 자연에서 인간으로 이동했고 데카르트의 코기토에서 주체는 시작되었다. 라틴어의 쉴라에툼과 그리스어의 히포케니메논에서 온 주체라는 것의 근본적인 뜻은 모든 만물을 바탕에서부터 떠받쳐준다는 것이다. 『프랭클린 자서전』(벤저민 프랭클린, 이순영 역, 문예출판사, 2011)의 저자는 1706년 보스턴에서 태어났고 1776년 독립선언 위원에 임명되었으며 1787년 펜실베니아 대표로 제헌회의에 참석해 각 주 사이의 이익 대립을 조정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들에게 자신은 집안 선조들의 일화를 모으기를 즐겼고 선조들 이야기를 모으는 데 자신만큼이나 관심이 많은 친척 아저씨 한 분이 자신에게 기록을 주어 그것을 보고 선조들에 관해 몇가지 사실을 상세하게 알 수 있었으며 나중에라도 아들의 증조할아버지의 기록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면 상세하게 알아보도록 하라고 말한다. 또한 이름도 없었던 자신의 가문은 일찍부터 종교개혁에 가담했고 그때 로마 가톨릭교에 격렬하게 저항하다 위험에 처하기도 했으며 자신은 어려서부터 공적인 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자신은 책을 좋아했고 책을 빌려오면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면서 다 읽고 아침 일찍 돌려줘야 했으며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의 회고록』을 손에 넣었는데, 여기에 소크라테스식 논쟁법이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었고 자신은 그 소크라테스식 논쟁법이라는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글쓰기에 적용해보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은 어릴 적부터 헤엄치는 걸 좋아해서 프랑스 작가 테베노의 책에 나와 있는 동작과 자세를 관찰하고 연습했고 자신과 같은 배를 타고 영국에 돌아온 데넘 씨는 채권자들을 불러 대접하면서 너그럽게 빚을 탕감해준 것을 감사해했으며 자신이 아무리 일을 잘한다 해도 다른 직공들이 일에 능숙해지면서 자신의 역할은 하루가 다르게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저자는 행복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 성실, 완전함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라는 믿음이 시간이 갈수록 강해졌고 신념 덕분에 자신은 위험할 수도 있는 젊은 시절을 무사히 지났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쇄업을 가난한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신부에게 지참금을 바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간혹 지참금을 가져오겠다는 여자가 있어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저자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겠다는 무모하고도 힘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으며 어떤 경우라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완전한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가장 지키기 어려운 덕목이 질서였고 가령 인쇄공처럼 자기 시간을 따로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자신 같은 주인은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고 뭐든 손님들의 시간에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미리 계획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자신의 후손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얘기는 그들의 조상인 자신이 79세가 되도록 행복하게 살아온 것은 하나님의 은총과 더불어 노력 덕분이라는 것이고 자신은 근면과 절약 덕에 젊은 시절 어려운 환경을 수월하게 극복했고 재산도 모았으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덕에 제 역할을 하는 시민이 되었고 지식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명성도 얻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말은 나쁜 행동은 금지되었기 때문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해롭기 때문에 금지된 것이라는 것이고 저자는 정직과 성실이야말로 가난한 사람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자산임을 젊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인식시켜 주고 싶었으며 인류 전체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은 더더욱 없다고 말한다.

    홉스의 철학의 한가지 특징은 이전에 획득한 결과를 유용하게 이용하는 것이라는 실용주의이고 홉스에게 명제는 유용하기 때문에 추론을 통해 유용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구조주의자들은 물적토대로부터 상부구조가 결정된다는 경제결정론을 펴고 상부구조는 그 자체로서 자율성이 존중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버마스는 자본주의의 정당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고 맑스는 생산력을 연구했다. 맑스가 얘기한 것은 계급이고 인간 안에 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맑스는 전제로 두지 않는다. 이 책은 자신을 잘 볼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