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화의 초,중,고 학생들과의 독서] 마음에서 마음으로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6.25 09:29
  • 조선의 성리학에서는 도통을 이야기한다. 정몽주는 조선이 유교적인 국가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불사이군의 도통정신을 가졌다. 권근은 조선의 개창에 협조했고 의리파라기보다는 사공파였다. 4대사화로 사림들이 화를 입었고 사림들에게 중요했던 책은 주자가 편찬한 책인 『소학』이었다. 조광조가 이 책을 중요시했고 한국의 성리학은 심성론의 측면이 더 강했다. 16세기 초반의 시기에 조선에서 사화의 영향으로 철학적인 주제가 마음의 문제로 되었다. 황진이가 옆에 와서 누웠을 때 꿈쩍하지 않았던 화담 서경덕은 모든 진리는 자득을 통해 스스로 그러한 보편적인 진리를 찾아낼 수 있다는 자득의 학문태도에 감명받았고 퇴계선생은 자득을 통해 참된 진리에 도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퇴계는 화담 서경덕의 학문을 싫어했고 화담 서경덕은 주자의 책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주자는 리를 우선시했고 주자의 리는 규율적인 움직임의 질서이다.『마음에서 마음으로』(이외수, 하창수 엮음, 김영사, 2013)의 저자인 이외수는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출생, 춘천교대를 자퇴했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견습 어린이들〉로 당선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감성은 사랑의 발로이자 통로이고 감성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기준이며 감성은 직관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 또한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보다 냉철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현대사회의 비극이고 자연은 감성적 언어를 갖고 있고 감성적 언어로 소통하며 오늘의 문학이 점점 비정해지는 것은 도시의 언어로 직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과 가까워지면 감이 발달되고 아는 데 머무르지 않고 느끼는 데까지 가며 사람 사이에서는 힘든 교감과 각성이 자연과는 쉽게 이뤄진다고 한다. 또한 이상이나 박인환 같은 모더니스트에게 대중문화는 천박했고 ‘진보’라는 말에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으며 ‘보수’라는 말에는 옛날부터 가지고 있던 좋은 점을 지속하려는 생각이 들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작가는 만물의 본성에 입각해 글을 쓰는 사람이고 진정한 사랑은 자신이 겪는 고통이 누군가의 행복이 되게 하는 것이며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엄밀히 말해 둘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독자가 사전을 찾아봐야 할 정도라면 리듬이 끊어지는 것은 자명하고 언어는 물질과 비물질의 중간쯤 되는 존재이며 인간이 이기적인 동물이고 따뜻한 사랑을 가진 존재라는 이중성을 잘 읽어내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성이 지니고 있는 자연성이나 인간의 파괴적 본능을 드러내는 것은 중요한 예술적 작업의 하나이고 서양의 특징은 문화나 예술, 철학이 일정부분 동일한 진행방식을 갖는 것이며 예술은 창조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한다. 또한 저울이나 잣대의 눈금은 변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 변하지 않는 눈금의 저울이나 잣대를 인간이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의혹이 비움의 성향을 갖게 하지 않았나 싶고 저울과 잣대의 눈금이 지워졌다는 것은 만물이 지닌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보인다는 것이며 좋은 것에 대한 공통된 코드가 본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정신적 에너지는 물질적 에너지보다 몇 배나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고 트위터는 저자와 세상을 연결하는 창이며 SNS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소통공간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본다. 또한 인간의 뇌를 분석해보면 제일 안쪽에 파충류 뇌의 흔적이 있고 북한에는 인권이 없으며 북한에서의 인민은 권력의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대상과 자신이 이분되면 생각이고 대상과 자신이 합일되면 마음이라고 보고 윤회-환생 시스템은 의식이라는 에너지로서의 이동으로 설명될 수밖에 없으며 화두는 설명이나 해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수행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안다’는 것은 뇌로써 어떤 대상을 파악하는 것이고 아상은 잘못된 자신의 모습이며 오늘날의 과학은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과학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고, 그 대부분이 나사(미국 항공우주국)에서 얻어낸 정보들을 활용한 결과라고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화담 서경덕이 중요하게 이야기했던 것이 복괘, 간괘이다. 복괘는 생명이 움트기 시작한 국면이다. 유교의 인이라는 것은 호생지덕, 생생의 이치이다. 복괘가 인이라는 것을 많이 상징한다. 간괘는 산 두 개가 겹쳐져 있는 답답한 것이다. 간괘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자신이 머물러야 할 때는 머무르고 움직여야 할 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머무름, 정지, 고요함이 간괘이다. 화담 서경덕의 철학은 남을 잘 안정시키는 등의 정적인 수양을 중시하고 활발하고 정적인 성격이다. 화담 서경덕에게는 스승이 없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마음을 쉽게 이해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