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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간단하지만 참 난감한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기를 아는 사람만이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
우리는 자기는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정도나 잘 알까? 나 외의 타인에 대해서는 또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다수 사람들은 타인에게는 엄격하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한 경향이 있다. 타인을 판단할 때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남이 나한테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싫어한다. 수초이내에 사람을 판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피상적인 모습, 한두 가지 현상이나 사건만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게 과연 온당한가?
-내 안의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무엇인가?
-밖으로 드러나는 내가 과연 진짜 나일까?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수많은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내 안의 나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올바르게 제시하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나를 좀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나는 지금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도대체 나를 알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 작업일까?
자신을 알려면 이처럼 수없는 질문들이 필요하다. 이런 질문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생 던져야 할 질문들이자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인생의 꽃이다.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니체는 “자신을 아는 자는 세상에서 못 해낼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자기를 아는 게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런 질문들은 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자신의 무지(無知)를 경멸하지는 말자. 오히려 “무지로부터 탈출하려면 우선 무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현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무지로부터의 탈출’로 보았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하지만 무지를 ‘너무 경멸스러운 그 무엇, 버려야만 할 형편없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판단도 위험하다.
한 예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순수한 인간의 무지를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것에 소크라테스 철학의 한계가 있다고도 말한다. 희랍철학이 고대 중국 도가 계열의 동양사상가들이 보여 준 무지에 대한 심오한 철학을 달성하지 못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 존재의 좀 더 깊은 근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앞선 질문들에 명확한 답을 낼 수 없다 한들 새로운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지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한다. 그것은 누가 알려줄 수도 없다. 설령 알려준다 해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때문에 자신에 대해 알려면 오랜 고뇌의 과정, 생각에 생각을 덧붙이고 고심에 고심을 거치는 인내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고 생각의 틀에만 갇혀서도 안 된다.
이를테면 깨달음은 세상을 등지고 산 속에 칩거한다고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북적거리는 삶의 현장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때로는 홀로 숙고할 시간도 필요하지만, 맡은 사회적 소임에 충실하면서도 깊은 사색에 빠질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배움으로 채우지 않은 사색은 깨달음으로 이어지기 힘든 만큼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한다.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
[정철상의 커리어관리] 끊임없는 질문을 통한 자기탐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