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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외에도 에니어그램이나 DISC 행동유형 검사 같은 다양한 성격검사도구들이 있다. 인성검사로 많이 활용되는 다면인성검사(MMPI), 심리학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제통각검사(TAT)나 DNA와 지문 등을 통한 특수한 검사도구 등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이런 도구들을 사용하면 정확한 성격 분석이 가능할까? 성격은 타고나는 것인가? 그렇다면 불변하는 것인가? 성격이 내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건강한 성격이란 무엇인가? 성격을 바르게 개발하는 것이 가능한가? 인격과 성격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성격은 유전적 영향이 큰가, 후천적 영향이 큰가? 올바른 성격 모형이란 무엇인가?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일단 이것들은 장기적인 과제물로 남겨두고 건강한 성격에 대해서 알아보자.
많은 심리학자들이 성격에서 유전적 요인을 내세운다. 하지만 후천적 요인을 중시하는 학자들도 많다. 듀에인 슐츠의 『성장심리학』은 건강한 성격의 모형을 탐험한다. 올포트의 모형에서는 성숙한 사람을, 로저스의 모형에서는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는 사람을, 프롬의 모형에서는 생산적인 사람을, 욕구 5단계설을 주장한 매슬로우의 모형에서는 자아를 실현하는 사람을 통해 건강한 성격을 찾고자 했다.
또한 융의 모형에서는 존재의 개별화를 이룬 사람을, 빅터 프랭클의 모형에서는 자아를 초월한 사람을, 펄스의 모형에서는 ‘여기 그리고 지금의 사람’을 건강한 성격 모델로 제시한다.
앞서 말한 건강한 사람을 위주로 연구를 진행했던 올포트의 경우, 성격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일부 심리학자나 검사 개발자들과는 달리 성격도 발달하고 변화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건강한 성격과 건강하지 못한 성격을 구분했는데, 올포트가 정의한 성숙한 성격은 언뜻 평이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듀에인 슐츠가 저술한 『성장심리학』을 통해 올포트가 밝힌 7가지 성숙한 성격의 기준을 알아보도록 하자.
1. 자아감의 확장
인간은 자아가 발달하면서 사람과 사물에 대한 이해 폭이 넓어진다. 어린 시절의 자아는 오직 자신만 안다. 그러다가 그 아이가 여러 경험을 거쳐 성숙하면서 타인의 존재, 나아가 서서히 다른 추상적 가치와 개념까지 인식하게 된다.
이 같은 성숙은 여러 활동이나 어떤 이념에 진정으로 참여할 때 진행되며, 그 과정을 성실히 수행할수록 심리적으로 더 건강해진다. 일, 가족, 친구 관계, 취미 생활, 정치적, 종교적 참여 활동 등이 자아감의 확장을 돕는 활동이 될 수 있다.
2. 따뜻한 관계를 가진 자아
잘 발달된 자아를 가진 사람은 부모, 자식, 배우자 혹은 친구에게 친밀감 또는 사랑을 잘 표현한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그 외의 사람에게까지 자신의 삶만큼 중요시 여긴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은 신경증적인 사람에 비해 조건 없이 사랑을 나눠주고 인간을 연민하며 인격도 성숙하다.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의 특정 행동을 판단하거나 비방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고 관용을 베푸는 경향이 많다.
건강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약점과 나약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신경증적 환자는 자신의 약점을 바라보려 하지 않을뿐더러 다른 사람의 사소한 잘못을 받아들이지 못해 관계 맺기에 끊임없이 어려움을 겪는다.
3 정서적 안정감
건강한 성격에서 발견되는 정서적 안정감은 여러 속성을 포함하는데 이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자아 수용(Self-acceptance)이다. 건강한 성격은 수동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약점과 실패를 포함한 모든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올포트는 정서적 안정의 또 다른 속성을 ‘좌절에 대한 관용(Frustration tolerance)’이라고 불렀다. 이는 스트레스나 희망이나 욕구의 실패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와 관련이 있다.
성격이 건강한 사람들은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거나 또 다른 목표를 만든다. 언제나 새로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인다. 때문에 실패나 역경이 다가와도 이를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배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격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어떤 실수나 실패가 자기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불평만 늘어놓다가 인생을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
[정철상의 커리어관리] 심리학자 올포트가 밝힌 건강한 성격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