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관리] 다 큰 어른들이여, 홀로서기를 준비하라!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09.17 10:35
  • 사람은 누구나 고독해하지만 어쩌면 젊을수록 고독을 더 견디기 어려워하지 않을까 싶다. 청춘의 시기에는 늘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어 한다. 사랑에 대한 욕구도 강해서 부모, 형제만으로는 만족이 안 된다. 이 나이 때는 늘 친구들과 어울리길 좋아하기 마련인데, 그중에서도 이성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크다.

    또래의 소속감을 느껴보려고 동아리에 가입하고, 집단행동에도 동참하면서 안정감을 느낀다. 혼자보다는 삼삼오오 몰려다니길 좋아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다. 무리로부터 떨어져 혼자가 되면 금방 깊은 고립감을 느낀다.

    20대는 서서히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앞으로 이뤄나가야 할 사회적·경제적·정신적 독립을 위해서라도 고독을 견디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늘 어울려 다니기보다는 혼자 밥도 먹고 다녀야 한다.

    혼자 공부도 하고, 혼자 여행도 하면서, 홀로 서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고독 속에서도 깊이 사색하고 숙고할 줄 아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다.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면 자신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할 겨를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성숙한 고독이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고독과 고립감을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른 것이다.

    『감성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먼은 혼자 살거나 친구가 많지 않은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충분한 만족스러운 삶과 건강을 누리며 산다는 점을 지적한다.

    의학적 견지에서 위험할 정도의 고립감이란 ‘사람들과 단절되어 있거나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주관적 감정’을 의미한다. 이런 위험한 고립감을 방지하려면 오히려 떨어져 혼자 있는 것을 견디는 연습해야 한다. 질 좋은 고독은 우리의 삶을 뿌리 깊게 만들고 외로움을 건강하게 승화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셈이다.

    여기 고독과 홀로서기를 잘 노래한 시(詩)가 있다. 7080세대들이라면 젊은 날 한 번쯤 읽어봤을 서정윤 시인의 시다. 나 역시 수백 번씩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시인은 말한다. 홀로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다시 읽어 보니 감회가 새롭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에게도 좋은 시가 되리라 싶어 지면에 게재한다.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서기를 익혀야 한다. - 서정윤, 「홀로서기」 중에서

    나무는 숲 속에서 자라지만 독립적인 뿌리를 가지고 성장한다. 새는 다른 새의 등에 업혀서 날아가지 않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존재로서 무리는 필요하지만 그것으로 내 존재가 완전히 충족되지는 않는다. 그 무리 속에서조차 건강한 홀로서기를 준비할 수 있을 때, 개별적 존재로서의 고독을 인정하고 나아갈 때, 우리는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성숙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참조문헌 : 도서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