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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고심해서 거쳐야 할 중요한 삶의 과제들을 만나게 된다. 친구, 연인, 학교, 학위, 전공, 언어, 직업, 독립, 취업, 이직, 창업, 결혼, 양육, 이혼, 질병, 죽음 등이 그럴 것이다. 이중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하는 일인 ‘결혼’은 이제 막 결혼 적령기로 들어서는 청춘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요즘 들어 결혼 풍속도가 많이 변하긴 했다. 그럼에도 배우자 선택이 중대한 과제라는 사실은 여전하다. 시대를 막론하고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 인생의 빛깔과 행복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남자들이 이렇게 말한다. “아, 정말 여자들은 남자 보는 눈이 없어.” 그렇다면 어째서 남자들은 자기 눈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할까.
예를 들어 많은 아버지들이 “우리 딸, 너무 아까워서 남한테 시집 못 보낼 것 같다”고 농담조로 말한다. 그 딸이 클수록 아버지의 사랑도 더 깊어진다. 물론 어머니도 아버지만큼 딸을 사랑하지만, 딸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태도에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딸이 남자친구를 만날 수 있을 만큼 성장하면 아버지는 딸에게, 만나는 남자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다. 처음에는 성실하게 답변하던 딸들도 시간이 흐르면 아버지의 과민한 반응에 대답을 조금씩 꺼리며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반면 아버지는 통금 시간 등을 내세우며 더 강하게 딸을 통제하려고 드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딸이 더 성장해서 결혼할 나이가 되면 본격적으로 애간장을 태운다. 결혼하려는 남자와의 연애가 불안하기만 하다. ‘혹시 벌써 키스를 한 건 아닐까?’, ‘그 녀석이 내 딸 아이 가슴을 만지지는 않았을까?’ 등등 별별 상상을 다 한다. 남자친구의 흠집을 캐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가여울 지경이다. 물론 딸은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정색을 한다.
심지어 딸들의 적이 아버지만일까. 오빠 때문에 연애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말하는 여학생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어떤 오빠는 여동생이 중·고등학생쯤 되면 남자랑 있는 것만 봐도 못 참는다. 만나자마자 남자친구에게 주먹질부터 해대는 오빠 때문에 민망했다는 여학생들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오빠나 아버지라는 존재들은 왜 이렇게 딸이나 여동생의 남자친구를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 같은 남자끼리인데 너무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가장 보편적인 대답은 “같은 남자라서”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처럼, 남자도 다를 게 없다. 그들은 딸이나 여동생의 교제 사실을 알게 되면, 가장 먼저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모든 남자들이 가지는 본능, 즉 성적 욕구에 두려움을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오빠는 남자친구들이 여동생에게 눈독 들이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자기가 직접 그놈(?)을 평가하고 싶어 한다. 여자는 남자를 제대로 못 본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정말로 남자는 남자가 잘 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잘못 판단 내릴 가능성이 크다. 상대의 인상이나 외적인 타이틀만으로 무조건 싫다고 우겨댈 수도 있다. 사람 됨됨이를 알아본다는 건 사실 너무 어려운 일 아닌가.
자, 그러면 이제 여자 입장에서 이야기해보자. 미혼 여성들은 남자를 만나면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사람하고 평생 살아도 괜찮을까?’, ‘정말 이 남자가 내 운명의 남자일까?’ 결혼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상대를 확신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그 사랑에 회의를 품기도 한다. 이것은 남자와 여자 모두가 겪는 일이지만 여자들이 좀더 심하다.
사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고민이다. 올바른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은 남녀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여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그런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중요한 선택을 운에만 맡기는 것도 문제다. 심지어 그런 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실패하는 결혼도 적지 않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참고 사는 부부들이 많지 않으니, 이혼 커플도 갈수록 늘어난다. ‘커플 세 쌍 중 한 쌍은 이혼한다’는 말이 남 일 같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배우자를 선택해야 이런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 좋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
[정철상의 커리어관리] 넌 도대체 어떤 배우자를 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