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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악플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껴본 사람이 비단 연예인들뿐일까. 블로그와 미니홈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악성 댓글로 상처 입는 일반인들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놈의 악플은 누가 다는 걸까. 필자 역시 한 달에 15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종종 독종 악플러들과 마주치곤 한다. 초범부터 ‘꾼’들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이상한 놈’부터 ‘정신 나간 놈’까지 악플 내공도 각양각색이다.
처음에는 상처받고 자존심도 상했다. 어떤 때는 우울증에 걸릴 것 같은 기분이기도 했다. 블로그에 들어가기가 무섭고 인터넷 매체 자체가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때로는 모니터 너머로 뛰쳐나가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어떤 악평은 다른 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배움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논거 없는 악플들이다. 어떤 날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를 뱉어놓고 간 사람도 있었다. 그의 글을 삭제하고 나서 후회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아이디 추적을 해서 찾아낼 걸 싶었다. 그러다가 어느덧 악플에 익숙해지고 감정을 통제할 수 있게 되자 악플러들은 왜 저렇게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를 해대는지 그 심리가 궁금해졌다.
악플은 비평적인 논조와는 다르다.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 욕지거리가 난무하는 댓글, 내용 전체는 안 보고 일부 내용만 물고 늘어지면서 강짜를 부리는 댓글, 자기주장만 옳다고 우기는 댓글 등이 바로 악플이다.
그중에서도 ‘악성 악플러’들은 유독 저질스러운 욕지거리로 도배를 하는 이들을 뜻한다. 이들 때문에 고통 받고 심지어 목숨까지 끊은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실로 큰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이들의 심리와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 악플러의 심리적 특징
대부분 충동적이고 공격적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개의치 않는다. 편파적이고 사고 흐름이 일방향이다. 익명성을 이용해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공격성을 해소한다. 가학적이고 관음증적인 기질이 있다.
● 악플러의 행동적 특징
자신의 신상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 논리가 단순하고 심지어 주제나 내용과 연관이 없을 때도 있다. 생각나는 대로 댓글을 단다. 습관적으로 욕지거리를 남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낮은 자존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지식이 풍부하고 고양된 도덕성을 가진 것처럼 우월한 자세를 견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허세다. 가면을 쓰고 군자처럼 행세하다가도 치부를 파고들면 시정잡배로 돌변한다. 인간다운 품위를 무시한다.
● 악플러의 문제점
이들은 글 전체를 읽지 않는다. 읽어도 핵심을 이해하지 못한다. 전체 중 일부 내용에만 꼬투리를 잡고 늘어진다. 자기 삶에 대한 불만을 엉뚱한 곳에 화풀이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규칙, 사상, 논리에 어긋나는 의견을 참지 못한다. 지적 이해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과 잘 교류하지 않는다.
이미 형성된 믿음이나 가치를 수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상대를 흠집 내서 우월적 위치를 선점하려고 하나 이는 숨겨진 열등감을 감추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가르치려고 들면서 정작 자기 나쁜 행동은 인식하지 못한다.
물론 건전한 리플러들도 많다. 그들 역시 때로는 비판적이지만 악플러들과는 다른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 건전한 댓글의 특징
글 내용에 순수한 비평을 가한다. 내용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제시한다. 글쓴이의 잘못된 정보를 지적하고 수정해준다. 글 내용에 빠진 정보를 보충하고 보완해준다. 저자의 오류를 꼼꼼히 지적한다. 계몽의식을 가지고 의식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근본적으로 가치 있는 내용을 쓰고자 한다. 표현 방법이 완곡하다.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글쓴이와 자기 입장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또한 인터넷으로 공개된 글은 작성자의 책임감이 요구되는 반면 댓글에는 책임감이 적다는 점을 이용해 함부로 쏟아놓고 간다.
다음 편에서 악플러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
[정철상의 커리어관리] 악플은 연예인에게만 떠도는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