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 똑딱…… 초시계가 흘러가고 있다. 마주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흐르고 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젊은 사내가 침묵을 깨고 “네, 알고 싶습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우렁차게 말한다.

그러자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신사가 “그럼 알려주지. 만일 자네가 3초만 늦었더라면 난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네” 하면서 말을 꺼낸다.

이 장면은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와 신출내기 기자 시절의 나폴레온 힐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 유명한 일화이다.

미국의 대부호 카네기는 인생의 전반부에 막대한 부(富)를 축적했다. 하지만 그는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수치”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말처럼 인생의 후반부에는 전 재산의 90%를 사회복지를 위해서 투자하며 부의 분배를 몸소 실천했다.

그는 카네기 공과대학을 설립하고 교육진흥재단, 각종 평화재단 등을 건립했다. 또한 미국 전역에 도서관을 1,689개나 설립했다. 그 덕분에 가난한 사람들도 쉽게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미국의 공공교육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카네기의 자서전 제목처럼 그는 정말이지 ‘성공한 CEO에서 위대한 인간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아간 위대한 인물이 됐다.

그런 카네기에게 20대의 젊은 청년 나폴레온 힐이 인터뷰를 하러 온 것이다. 카네기는 원래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인터뷰를 마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폴레온 힐의 사람됨을 알아보고 그날 오후의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생각에 대해서 청년에게 밤새도록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카네기는 마지막으로 제안을 하나 했다.

카네기 : 자네 말이야, 내가 성공했다고 생각하는가?
힐 : 네, 물론이죠. 카네기 사장님처럼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성공한 사람은 드물죠.
카네기 : 그렇다면 말일세. 자네, 성공하는 방법을 알고 싶지 않은가?
힐 : 네, 물론 알고 싶고말고요.
카네기 : 자네가 마음에 들어서 그 방법을 하나 알려줄까 하네. 그런데 말이야. 그 일이 10년 걸릴지, 20년 걸릴지 몰라. 게다가 보수는 없네. 그래도 해볼 생각이 있나? 그 정도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내가 이야기해줌세.
힐 : …….

나폴레온 힐의 침묵이 무겁게 흘렀다. 한편 카네기의 초시계가 똑딱거리기 시작했다. 카네기에게는 철학이 하나 있었다. 중요한 협상에서 상대편이 30초 이내에 응하지 않으면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카네기는 습관적으로 자신의 초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네, 알고 싶습니다. 해보겠습니다.”라고 젊은 기자는 소리쳤다. 청년의 대답을 듣고 바라본 카네기의 초시계는 정확히 27초를 가리키고 있었다고 한다.

카네기 : 자네가 성공하는 방법은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을 연구하는 거야.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준다면 아주 좋을 것 같아.

만일 당신이라면 이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에게, 고작 그거야. 그깟 일로 20년이나 무보수로 일하란 말이야, 정말 이 영감이 나이 들어 노망이 났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폴레온 힐은 카네기의 제안에 따라 10여 년간 성공한 사람들을 조사한다.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학(Science of Success)’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내고, 성공하는 사람들의 법칙에 대한 내용을 담은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Think and Grow Rich)》라는 책을 출판한다.

이 책은 무려 2,000만 부가 넘는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인들이 애독하고 있다. 그는 무보수로 오랜 세월을 일했지만 결국 천만장자가 된 것이다. 이후 그의 성공법칙을 담은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The Law of Success)》역시 초대형 히트를 친다.

비전의 힘, 실로 놀랍지 않은가. 평범한 젊은이를 성공학의 대부로 만든 것이 바로 비전의 힘이다.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이익에만 현혹되기 쉽다. 하지만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좀 더 인내한다면 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나폴레온 힐은 보여주고 있다.

나 자신을 위해, 타인을 위해, 더 큰 이익을 위해 힘차게 돌진해보자. 비전에는 평범한 사람도 원대하게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