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관리] 나약함을 뛰어넘어 완벽에 도전한 피터 드러커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2.07.06 15:58

젊은 날에 완벽함에 이르는 비전을 세웠던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

  • ‘경영학의 아버지’. ‘지식인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드러커 교수. 95살의 고령으로 죽는 날까지 저술과 강연, 컨설팅으로 왕성히 활동했던 경영학의 구루(guru: 인도말로 원래 ‘무겁다’는 뜻이었으나,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뜻의 극존칭으로 사용됨).

    그는 30여권의 명저를 발간하며 탁월한 필력으로 실제적인 경영 지식을 전파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GM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 컨설팅과 마셜 플랜 등의 국가적인 경제정책에도 자문 역할을 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역할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또한 경영은 누구나 배워야 되는 일반교양이라고 주장하며 경영지식 전파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드러커 교수. 그래서 그를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역시 젊은 날부터 비전이 확고했던 것은 아니다. 젊은 날의 드러커는 부모님의 성화로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법학과에 입학한다. 하지만 대학 공부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면제품 수출회사의 견습공으로 일하며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던 비전 없는 청년이었다.

    오페라를 좋아했지만 비싼 입장표를 살 여유가 없었던 그는 공연 전까지 표가 팔리지 않아 대학생에게 제공되는 무료 공연을 즐기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폴스타프(Falstaff)>를 관람하게 된다.

    음악적 소양이 있었던 드러커는 베르디의 생생하고 활기찬 오페라를 듣고 곧 매료된다. 작곡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베르디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그가 여든 살의 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특히 한 언론 기자가 베르디에게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왜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느냐고 묻자 베르디가 답변한 내용을 보고 전율을 느낀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드러커는 살아가면서 평생토록 베르디의 이 말을 잊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당시 불투명한 미래 속에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베르디의 교훈을 평생의 길잡이로 삼으며 살아가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나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든지 간에 베르디의 그 교훈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겠다고 결심했다. 나이를 먹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었다.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 갈 테지만, 그렇지만 나는 또한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고 다짐했다.”

    베르디의 한 마디가 젊은 날의 드러커의 폐부를 찔렀듯 성장한 드러커 교수의 한 마디가 나의 폐부를 찔렀다.

    드러커 교수의 비전을 읽으면서 전율적인 감동과 더불어 어설프게 노후를 생각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사실 나는 30대 중반까지 꿈이 없었다. ‘노년이 될 때까지 아등바등 하면서 살지 않겠다. 편안하게 은퇴해서 여행이나 하면서 즐기고 싶다!’라는 것이 내 꿈이었다.

    드러커 교수의 다짐을 보고 나의 막연한 꿈을 완전히 바꿨다. 드러커 교수의 말을 빌어서 나 자신의 문구를 만들어봤다.

    “드러커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 가치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결심했다. 설령 위대함이 나를 비켜간다고 하더라도 나 역시 위대함을 추구해 나갈 것임을 마음먹었다. 죽는 날까지 자신의 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타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살아가리라고 다짐했다.”

    비전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이뤄낸다.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젊은이에게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되는지 꺼지지 않는 등불로 삶의 길을 안내해준다.

    비전은 인간의 나약함을 뛰어넘어 완벽에 도전하는 용기까지 불어 넣어 준다.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