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관리] 전공 분야로의 취업만 고집하는 오류 (하)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10.08 09:12
  • 며칠 후 S는 영업직 지원자에 걸맞게 바꿨다는 자기소개서를 가지고 왔다. 나는 또 한 번 당황했다. 한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에 보낼 내용이었는데, 그 회사의 대표 이미지 컬러인 녹색을 언급하며 녹색이 좋아서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됐다고 지원 동기를 쓴 거다. 세상에! 초등학생도 아니고, 입사 지원 동기가 어쩜 그렇게 단순하냐고 쏘아붙였다. S는 기가 한풀 꺾여 어떻게 고쳐 쓰면 좋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은 있느냐고 물었더니, 다행히 이용 경험은 많다고 한다.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낀 점, 그러니까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 개선했으면 하는 점, 경쟁사 대비 장단점 등을 써보라고 했다.

    그런 다음 자기가 입사를 하면 어떤 어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상품 등을 더 유입해 일반 고객들을 만족시키겠다든지, 중소기업이나 영세 상인들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식으로 써보라고 권했다.

    코칭 덕분이었을까. 2년간 취업 문턱에서 미끄러졌던 S가 단번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합격한 바로 다음 주부터 출근해야 해서 조교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학교는 중도 하차했다. 조교 자리가 갑자기 공석이 되는 바람에 일은 조금 힘들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S처럼 자기가 원하는 직종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하나의 방향을 정해 그쪽으로만 입사를 지원하는 청춘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애초에 목표 설정이 잘못되면 그 뒤 모든 일이 다 엉킬 수 있다. 잘못된 방향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현재 당신이 목표로 삼고 있는 직업 또는 직무가 스스로에게 적합한 것인지 근본부터 다시 검토해본다. 그 결과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취업 목표를 당연히 재설정해야 해야 하고, 목표가 적합하다면 올바른 방식으로 준비해나가고 있는지 점검해본다. 좀 더 크게는 인생의 목적 및 삶의 방향성과 부합하는지도 점검해본다. 둘째, 진로에 대한 당신의 기존 관점을 검토하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부분은 없는지 살핀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당신의 흥미와 적성, 강점은 무엇인지도 함께 탐색한다.

    참고로 이런 과정이 또 한 번의 무의미한 시간이 되지 않으려면 조언해줄 사람을 구하는 게 좋다. 당신을 잘 아는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최대한 이끌어내거나, 취업·진로 전문가 또는 목표로 삼은 일의 현직 종사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는 방식으로 말이다. 혼자서만 고민하다 보면 아집에 빠지기 쉽고, 결국 길을 잃게 될 수 있다.

    대학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여전히 취업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 다른 방향으로도 스펙트럼을 넓게 펼쳐봐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당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진로 방향과 취업 목표를 재검토해보자! -출처: 도서 <따뜻한 독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