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지 대표이사와 이진오 강사의 미래영재 스토리] 먹이를 주지 말고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3.20 09:35
  • 지난 2009년 NASA의 피닉스호가 화성의 북극에 도착했다. 피닉스호는 약 5개월 동안 화성에 물의 흔적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고 생명체의 존재가능성도 제시했다.  또한 2010년 1월 미국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간단한 인공 합성 유전자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유전자를 박테리아에 삽입해서 실제로 생명체내에서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을 성공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설계도로 물건을 만들어내듯 생명체도 마음대로 제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버클리소재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진이 메타물질이라는 것을 통해서 투명망토를 개발해냈으며 2009년 미국 생화학자 스테반 슈스터 교수는 메머드 화석에서 채취한 메머드 털을 통해서 메머드의 DNA를 약 80% 복원해내는데 성공했으며 100% 복원하게 된다면 메머드를 다시 복원해낼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내용들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현 시대의 과학자들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지난 1세기 동안 인류의 삶은 크게 달라져왔다. 인류의 삶의 질을 크게 바꾼 가장 중요한 발전은 과학기술의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획기적인 과학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가 아직까지 많다고 보기는 힘들다.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으로 국외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도 많아졌으며 실제 아이비리그에 재학중인 동양계 학생 중에서 한국인 학생의 비율도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에 비하여 한국인 과학자들의 과학계에서의 활약은 사실 찾아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실로 매우 뜨겁다. 우리나라의 학부모들만큼 자녀의 교육에 많은 관심과 비용을 쏟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많은 학생들이 방과후에 학원을 가거나 과외를 하는 등 공부에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양의 공부를 하는 한국 학생들이 국외로 유학을 가면 같은 나이의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매우 높은 성적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들어가고 난 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위에 예시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놀랄만한 과학적 업적들은 자연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비밀을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연구와 그리고 이를 창의적으로 다시 응용하는 과정에서 탄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위대한 과학자로서 우리의 수학/과학 영재들이 바르게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이렇게 창의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탐험해 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이미 다른 사람이 이전의 역사 속에서 해결해 놓은 문제들의 답을 찾는데 우월한 능력을 보인다는 것이 위대한 과학자로의 길에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유일한 정답만이 요구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아인슈타인은 답을 생각지 않았고 문제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문제에 천착하는 집념의 탐구과정에서 아인슈타인만의 창의적인 새로운 답을 찾아냈다. “나는 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머리에 넣고 다니지 않는다” 이와 같은 아인슈타인이 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결국은 유일하고 주어진 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이해하는 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학 분야에서 큰 명성을 날리고 인류에 공헌하는 과학자들도 어린 학생 시절부터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탐구해가며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어릴 때부터 거쳐왔을 것이고 그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학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한국의 학교에서도 물론 좋은 교사들에 의해서 여러 분야에서 리서치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공교육에서 리서치 수업을 통해서 정해진 기간 내에 교과과정을 진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교사의 재량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리서치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고 경험해본 적도 없는 주입식 교육에 의해서 학습되어서 성인이 된 교사들에 의한 리서치 수업은 사실 불가능하고 가능하다고 해도 형식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최근 들어 방과후 활동이나 리서치 수업을 도입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공교육의 보완책에 불과했던 사교육이 과거 공교육이 할 수 없었던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을 좀 더 발 빠르게 제시하고 끌어가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국내 대학들에서도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위한 캠프 프로그램을 내놓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도대체 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이란 무엇일까? 쉽게 말해서 과거 주입식 교육은 아이에게 밥을 떠먹여주고 심지어 밥을 씹어서 주는 방식이라면, 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은 아이가 스스로 먹고 싶은 것을 찾아서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을 요리하고 맛을 음미하며 먹는 방식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즉, 어떤 개념을 익힐 때 스스로 사고할 틈 없이 정답까지 직진해서 아이의 사고를 한정 짓지 않고 좀 어렵게 돌아가더라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스스로 사고하며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아이가 아는 수준에서 호기심과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지식의 노출 단계를 거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궁금증을 가지고 문제인식을 하게 만든 후, 스스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책, 신문 등에서 답을 얻을 수도 있고 친한 친구나 선생님, 가족을 통해서도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 엉터리 허술한 실험이지만 실험도 설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아이의 이러한 불완전한 시도들은 아이가 성숙해가며 점점 정교해지고 완전해지며 특별해지게 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저자의 미국에서의 학교생활과 자녀의 영재센터 경험 등에서 본 교육방식도 이렇게 학생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는 방식이었고 교사는 옆에서 옳은 방향을 안내하는 수준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어렵게 돌아가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는 학부모에게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먹이를 잡아서 먹여주는 것보다 스스로 사냥을 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아이가 사소한 것에 궁금해하는 것에 행복해 해야 한다. 지구의 인류를 지금처럼 살게 한 혁혁한 공을 세운 많은 학자들의 대단한 발견의 출발점은 늘 호기심과 작은 궁금증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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