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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中國). 세계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국가의 이름에서부터 자신감이 느껴진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사실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근대로 접어들면서 열강에 처참하게 짓밟혔지만, 근대 이전의 중국은 종이·나침반·화약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세계를 리드했던 국가였다.
열강의 지배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중국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기술’이라는 키워드를 선택했다.
먼저 지도부에 기술 관련 전공자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덩샤오핑 시대 이후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모두 이공계 전공자였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시진핑 7대 주석은 화학공학과 출신이며, 장쩌민 5대 주석은 상하이 자오퉁대학교 전기학과 출신이다. 후진타오 집권 시절에는 상무위원 9명 중 8명이 이공계였다. 후진타오 주석 본인도 칭화대 수리공정학을 전공하고 수력발전 엔지니어 등을 하면서 10년간의 현장 경험을 보유한 정치인이었다. 시진핑 집권 2기부터 전통을 깨고 문과 출신들을 다수 중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기본적으로 이공계 출신들이 국가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구조다.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또 다른 축은 해외 우수 이공계 인재 유치다. 21세기를 대비해 중국 내 100개 대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211공정’과 20세기 말까지 해외에서 100여명의 우수한 청년 학자를 영입하겠다고 선언한 ‘백인계획’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2008년에는 ‘백인계획’의 확장판인 ‘천인계획’이라는 정책을 마련했다. 해외에 거주중인 A급 인재 1000여명을 귀국시켜 경제·기술 관련 주요 요직에 배치시켰다. 2018년에 공개된 통계자료에 의하면 정책 시행 후 10년 동안 약 7000여명의 해외 인재들이 모국으로 돌아왔다.
이 같은 노력들은 빠르게 결실을 맺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술 중시의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특허출원 건수를 사용하는데, 중국이 출원한 특허의 건수는 2018년 기준 전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며 8년 연속 선두를 달렸다. 특히, 인공지능(AI)·블록체인과 같은 첨단기술 영역에 특허가 집중되며 관련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중국이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계 2위인 미국과의 격차도 2배 가량 벌어졌다.
중국의 정책은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다. 국력은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자원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열강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과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
기술력은 곧 국력이다. 중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는 이를 여러 번 증명했다.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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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기술은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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