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초중고 코딩 교육, 온라인이 능사가 아니다
기사입력 2019.11.13 14:00
  • 코딩 교육 의무화에 맞춰 국내에 많은 코딩 교육 기관들이 설립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수년 전부터 이미 무료 코딩 교육 플랫폼 등이 존재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무료 온라인 코딩 교육 플랫폼이 존재함에도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 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인데, 왜 교육자들은 굳이 오프라인 코딩 교육 프로그램에 집착하는 것일까?

    필자의 이유는 명확하다. 프로그래밍 언어 습득이 초중고 코딩 교육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창의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및 협업 능력 등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은 주로 혼자 학습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 이러한 부분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컴퓨터란 존재는 매우 민감하여 작은 오류 하나에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수가 있다.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옆에서 즉각 문제를 고쳐주거나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강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더불어 온라인 수업들은 완강률이 매우 낮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 Coursera의 경우 수업을 완강하는 비율이 4%에 불과했다. 국내 교육프로그램인 EBS 역시 완강률이 13.8%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사람은 개인마다 학습 속도와 지적 역량이 다르지만 온라인 교육은 이 같은 수요를 충족시켜줄 만큼 다양한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은 언어를 배울 때 먼저 소리를 들으며 사물을 보고 만진다. 그런 훈련들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언어를 체화하여 어느 순간 본인들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게 된다. 그 후 다양한 교육 과정을 통해 말하는 것을 글로 옮기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컴퓨터 언어 또한 마찬가지다. 먼저,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언어가 무엇을 나타내는지 시각화가 되어야 한다. 특히 컴퓨터의 세계는 인간에게 매우 낯선 영역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련의 훈련을 거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온라인 상에서 이런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온라인 도구들이 코딩 교육에 좋은 보완제(supplement)가 될 수는 있지만 대체제가 되기는 어려운 이유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성인의 경우는 온라인 교육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초중고 학생들은 다르다.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코딩 교육만큼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모바일이나 온라인이 능사는 아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잉글랜드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이다. 이는 비단 우리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의 저서인 <코딩이 미래다>에서도 강조했듯 부모·교육자들의 관점과 사고가 바뀌면 아이들의 인생이 바뀐다. 초중고 코딩 교육, 제대로 알고 제대로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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