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두의 내신클리닉] 수학 학문, 그 고난(苦難)의 이해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8.02 09:27
  •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모두 설명하는 수학. 많은 학생들이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는 수학이 주로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는 과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숫자 1’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는 매우 당연한 듯이 숫자 1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숫자 1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것은 쉽지 않다. 한 개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첫 번째라는 뜻일 수도 있으며, 혹은 한 가지의 종류를 나타낼 수도 있다. 정수의 곱셈을 배운 학생들은 (-1)×(-1)=(+1)이라는 수식으로 숫자 1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1g)의 질량을 표현할 물체를 찾지는 못한다. 위대한 수학자였던 파스칼은 (-1)×(-1)=(+1)이라는 것을 죽을 때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사실 수학의 공식과 개념들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수학은 여러 세대에 걸친 논의와 협의의 산물이다. 그렇기에 수학이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수학의 개념들을 한 두 번의 도전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하여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기에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 나가야 한다.

    또한 수학은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기 때문에 연속성이 매우 큰 과목이다. 현재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다면 다음 과정으로의 진행이 매우 어렵다. 이는 고학년으로 진행될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 일차방정식이 어려운 학생에게 이차방정식이 쉬울 수는 없다. 현재 과정이 어렵다면, 필요한 이전 과정에 대한 복습을 진행해야 한다.

    결국 수학은 추상적이며 연속성이 강한 과목이기에 잘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공부하라’는 말일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공부(工夫)’를 중국어로 나타내면 ‘功夫’라 쓰고, ‘쿵푸’라 읽는다. 우리가 흔히 중국 무술로 생각하는 쿵푸는 사실 ‘시간, 틈’이라는 뜻에서 시작한 것이다.

    우리말의 공부 역시 한자만 다르고 그 뜻은 같다. ‘공부’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행위이고, 잔꾀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시간을 투자해야 무술의 고수가 될 수 있다고 믿어 쿵푸가 무술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수학은 쿵푸를 연마하는 것과 비슷하다. 힘들고 어려워도 굴하지 않고 꾸준하게 도전해야만 무술의 고수가 되듯이, 열심히 정직하게 ‘수학 공부’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그 시간이 내공이 되어 ‘수학 고수’가 될 것이고, 수학은 인생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수학이 어려운 과목인 것은 맞지만,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합당한 보상을 준다. 편하고 빠르게 공부하려는 사람들은 약 3,000년 전에 유클리드(Euclid)가 이집트의 왕 프톨레마이오스에게 한 이야기를 기억하기 바란다. ‘학문(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

    와이즈만 CNI 평촌센터 원종근 수학팀장 글에서 발췌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