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두의 내신클리닉] 더 이상 낯선 ‘중등 수학’에 당황하지 말자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12.13 11:39

예비 중등을 위한 중등 수학 대비법

  • 중등 수학은 초등 수학과 무엇이 다른가?
    교육 발달 과정에 따르면, 초등 5학년까지는 ‘구체적 조작기’로 눈에 보이는 실체나 문제에 대해 ‘기억과 경험을 통하여 사고’를 하는 기간으로 분류된다. 즉,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예측과 응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등 6학년부터는 ‘형식적 조작기’로 현상에 내재한 추상적 개념을 사고할 수 있다고 본다. 즉,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상상하고, 융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 학습 과정도 위 흐름과 다르지 않다. 초등 과정은 기본 연산, 자연수와 분수, 표와 그래프의 해석, 간단한 도형을 통한 공간 학습 등이 중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말해 숫자와 도형을 경험하고 인지하는 단계이다. 실체화 된 것들과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다.

    이에 비해 중등 수학은 추상적 개념이 대거 등장하며, 기호와 식의 논리 정연한 기록의 비중이 증가하고, 수학의 규칙을 복잡하고 다양하게 융합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즉각적으로 인식 가능한 자연수에서 벗어난 추상적 숫자 개념인 유리수, 무리수 등이 등장하며, 일상에서 경험하는 3차원 공간을 벗어나 4차원 이상의 추상적 사고와 수식을 다룬다. 또한 도형에 숨어있는 수식의 규칙들을 찾아내거나 그 반대로 주어진 규칙을 이용하여 도형을 실체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술 평가의 확대는 수학의 언어를 논리적으로 해설해 나가는 연습이 보다 중요해졌음을 뜻한다.

    정리하면 초등과 달리 중등 수학에서는 ‘생활 속에서 경험으로 접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상상력과 이해력 그리고 수학적 서술 능력을 필수 요소로 꼽는다.

    낯선 중등 수학에 당황하지 않는 학습법은 무엇일까
    첫째, 수학의 추상적 사고력과 논리적 표현력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조급함부터 없애야 한다. 단기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수학은 내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과목‘이라는 생각을 갖지 말자. 그것은 일명 ’수포자‘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자신에게 어렵다면 남들에게도 어렵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성취도의 차이는 뛰어난 두뇌보다는 끈기의 차이가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한 단계씩 차분하고 꾸준하게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자.

    둘째, 초등 내용의 서술형 및 심화 문제들을 선정하여 문제별 풀이 과정을 연습장에 깔끔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그 후 자신이 정리한 풀이 과정을 독서하듯이 정독하며 이해해가는 훈련을 진행하자.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수식의 논리 서술이 재미있는 글을 읽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며, 탐정이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찾아 실마리를 풀듯이 흥미롭게 여겨질 것이다. 비록 조금 더디고 지루하더라도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이며 수학적 재미와 실력을 향상하게 하는 결정적 도움닫기가 된다.

    셋째, 위의 훈련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생긴다고 해서 바로 답안지나 해설을 참고해선 안된다. 한 문제를 가지고 2~3시간씩 고민해 보는 것을 시간 낭비라 여기지 말아야 한다. 이 고민은 수학 개념들이 머릿속에서 다양하게 융합되고 응용되는 훈련이 된다. 오랜 시간 공들여 답을 찾아냈을 때의 희열을 느껴본 학생이라면 수학의 절반은 이미 갖추고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넷째, 수학은 나선형 학습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단원에서 막히는 부분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이전 학습 내용을 재확인하면서 단계적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수학은 앞 단원에 대한 이해 없이 뒷 단원을 완벽하게 숙지하기 어려운 과목이며 중학 수학에서는 초등 수학에 비해 그 특징이 더욱 도드라진다. 따라서 ‘남들이 하니깐 나도’라는 식의 선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선행에 앞서 이전에 배웠던 내용들을 다시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장기적인 수학 학습에 훨씬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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