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득의 입시컨설팅] 무인자동차로 바라보는 미래 인재의 역량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11.30 10:27
  • 구글은 지난 2009년부터 무인자동차를 제작해 현재까지 330만 km가 넘는 누적거리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모의 면접관의 입장에서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다. “만약 무인자동차가 사고가 났다면 책임은 차를 만든 회사에 있는가? 아니면 탑승한 사람에게 있는가? 그리고 이는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들을 야기하겠는가?” 실제로 지난 16년 2월 발생한 구글 무인자동차의 사고는 인공지능도 실수할 수 있음을 드러내면서 대중화를 앞두고 현실적인 고민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대표적 분야인 무인자동차를 통해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아보자.

    사회적 변화에 대한 충분한 고찰을 토대로
    꿈과 목표에 대해 넓고 깊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면 대리운전, 택시는 기본이고 버스, 트럭, 포크레인 등 대형면허 취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또한, 무인자동차 사고 처리를 위해 보험의 약관이 바뀔 것이다. 정비소도 수리에 대한 요구가 변할 것이다. 결국 지금의 보험사정관이나 정비사의 역할이 바뀌거나 코딩 능력 등의 역량을 추가적으로 요구하게 될 것이다. 또 자율주행의 기본은 차량의 위치 정보 파악이기에 데이터를 통한 교통 분석이 진행될 것이고, 이에 대한 역효과로 개인의 사생활 침해 라는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여러 직업이 사라지거나 그 역할이 변화될 것이다. 이에 학생들이 민감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변화가 학생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 5~10년 후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꿈과 목표에 대하여 멀리 보고 넓게 생각해야 한다. 만약, 장래희망이 자동차 디자이너라면 자동차의 역사, 연료의 변화, 새로운 기술의 특징 등에 대해 폭넓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에서 선보인 전기차 ‘아이오닉’은 전면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다. 연소 과정이 없기에 냉각을 위한 통풍구가 필요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기차 상용화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어야 성능과 디자인 측면 모두 앞서가는 개발자가 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서울대학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자유전공학부를 개설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는 두 가지 이상의 학과를 접목시켜 새로운 융합 분야의 학습을 추구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새로운 전공을 만들어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학생들에게 융합하고 사고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라는 의도다. 이는 미래에 갖게 될 자신의 직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올바른 인성을 갖춘 개발자에게서 착한 AI가 나온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의논∙설득∙수용의 과정 많이 경험해봐야

    앞서 가정했던 상황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무인자동차로 인한 사고의 위기에서 보행자와 탑승자 중 한 명이 희생되어야 한다면, 무인자동차의 인공지능은 누구를 살려야 할 것인가? 이 때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와이즈만의 영재학교 파이널 캠프에서 비슷한 문제를 놓고 학생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트롤리의 딜레마’ 중 일부를 토론 주제로 발췌했다. 트롤리란 전차의 방향을 바꾸고 전류가 흐르게 하는 작은 바퀴 또는 작은 전차를 말한다. 이 딜레마에 대한 내용은 다양한 문제로 발전되어 왔다. 그 중 무인자동차의 사고와도 연결되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고민해 보자.
     
    1. 지금 직진한다면 5명의 사람이 있고 핸들을 틀면 1명이 죽을 수 있다.
    2. 1번과 같은 상황에 핸들을 틀면 죽을 수 있는 1명이 나의 가족이다.
    3. 지금 직진한다면 5명의 사람이 있고, 핸들을 틀면 운전자인 내가 죽을 수 있다.

    방향을 틀 것인가? 아니면 직진할 것인가? 정답은 없다. 윤리적 선택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선택은 개인의 가치관이며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에 프로그래밍 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누구나 보편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른 인성을 갖춘 프로그래머들이 이 고민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올바른 인성을 갖춘 것으로 확인된 사람만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자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

    미래형 교육, 문제점을 스스로 분석하고, 개선하는 프로젝트 학습
    자기주도학습 의지와 커뮤니케이션 역량, 창의적 문제해결력 향상시켜

    아직 내신, 심화, 경시 등 교과 공부에 대한 성과가 최고의 고입, 대입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님 혹은 학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학생의 창의 사고에 대한 기본 역량과 성실성을 확인할 수 있는 판단 지표일 뿐이다. 그런데 앞으로의 입시, 그리고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은 도전정신과 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서울대 의대 다중미니면접부터 과학고 창의 면접, 영재학교 3단계 캠프 전형의 다채로운 활동들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계속 강조하고 있는 바른 인성과 합리적 판단은 단 시간 내에 학습되는 것이 아니며, 혼자서 향상시킬 수 있는 역량도 아니다. 때문에 팀 프로젝트 활동을 꾸준히 경험하기를 바란다. 동아리 활동, 대회 경험, 학교자치 활동, 종교 활동, 봉사활동 무엇이든 좋다. 사람들과 논의하고 일을 추진하는 설득과 수용의 과정을 많이 겪어봐야 한다. 이렇게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의지가 향상되고,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성숙해지며 창의적 문제해결력이 발달된다.   
     
    오랜 검증으로 답이 정해진 일들은 컴퓨터가 더 잘한다. 학생들이 만나게 될 미래에는 설득과 포용, 협업을 통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능력을 갖추었다면 누구나 함께하고 싶은 성품과 관계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 미래 사회를 이끌 가장 적합한 인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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