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득의 입시컨설팅] 초등학생 우리 아이, 어떻게 평가 받는지 아시나요?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12.14 09:32
  • “옆집 정우가 전교 1등 이래, 4반 지안이는 2학년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올 ’수’를 맞았다네, 기욱이는 3년째 반장이야.” 학부모들이 초등학생 또는 국민학생이었던 시절에는 이처럼 선생님들이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반장 후보를 정해주는 분위기였고, 이에 반장 혹은 부반장의 여부가 우등생의 기준이었다. 그런데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어떻게 판가름 하고 있을까. 초등학교마다 통지표를 기재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판단 척도는 ‘매우 잘함’, ‘잘함’ 또는 ‘◎’, ‘○’ 표시 정도다. 그런데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이마저도 기재할 수 있는 란이 없다.

    초등학교 4학년쯤 되면 학생들 사이에서 진풍경이 펼쳐진다. 함께 공부하는 친구에 대해 다음과같은 기준을 들어 평가한다. “원장님 지현이가 저보다 공부를 훨씬 잘해요. 벌써 수학 6-1을 하고 있데요.” 시험을 잘 보았어도 정말 학습 역량이 뛰어난 것인지, 단순히 정답만 잘 맞춘 것일 뿐인지 세부적인 판단이 필요한데, 위 학생은 단순히 진도를 가지고 학습 우위를 평가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도 특정 문제집이나 다니고 있는 학원의 명성을 우수함의 척도로 생각하는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학습 정도는 어떻게 판단하는 것이 좋을까. 학교는 우리 아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2015 개정교육과정의 평가 방향을 살펴보면, 학생의 평가 방법을 아래와 같이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평가의 핵심은 교과활동 발달상황에서 ‘수우미양가’라는 평가 기준을 없애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교과의 모든 사항을 기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2015 개정교육과정 총론 중, 교육과정 구성 방향과 평가]
    ▲ [2015 개정교육과정 총론 중, 교육과정 구성 방향과 평가]

    정리해 보면, 한 학기 교과 이수 사항을 ‘수’, ‘우’ 한 글자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표현들로 기술한다는 것이다. 점수대로 등수를 나열하던 상황에서 학생의 학습 수행과 이해의 정도를 분석하는 ‘과정 중심 평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평가 방식이 이렇듯 변화하고 있는데, 여전히 교과 학원과 문제집을 기준으로 선행학습에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학습법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바로 ‘학습 성향과 태도’다.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고입과 대입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이다. 그리고 자기주도학습 역량의 판단 근거로는 ‘실생활 속 문제에 대한 사고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과제 집착력’이 꼽히고 있다. 이러한 역량들은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주변의 상황을 이해하고 학습 내용을 적용해 가며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달된다. 이제, 초등학교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무작정 선행하는 것이 아닌 ‘시기에 맞는 학습’과 ‘실생활 속 응용능력’, ‘개념과 원리에 대한 높은 이해도’,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인 것이다.

    곧 겨울방학이다. 학부모들은 통지표로 끝낼 것이 아니라, ‘학교알리미’(http://www.schoolinfo.go.kr)
    를 통해 학교의 계획을 미리 알고 준비하며 ‘나이스’ (www.neis.go.kr)를 통해 학교생활기록부를 확인해 우리 아이가 어떻게 평가 받고 있는지 ‘한 학기’라도 빠르게 그 과정을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아이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선생님도 인정하는 우리 아이의 특기를 제대로 살펴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자녀와 함께 다음 학기를 준비한다면 자신을 이해하는 부모님에게 감사하며 다음 과정을 신중하게 준비하는 자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학교와 입시, 나아가 사회에서 누가 봐도 인정하는 학생은 ‘시험 100점 맞는 아이’ 보다는 ‘다방면에서 스마트한 아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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