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용의 진로진학 멘토링] 애벌레의 고민, 사춘기⋯ ‘내’가 느끼는 가치가 평가된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6.29 13:14
  • 초등학교 5학년 이후부터 아이가 전과 다른 행동 및 사고방식을 보일 때, 이를 ‘사춘기’라 부른다. 사춘기를 거쳐 ‘자아’가 형성되기 때문에 사춘기는 사람의 발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아는 본인과 타인을 구별하는 요소이며,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부터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치와 만족을 느끼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을 제공한다.

    사춘기 학생들은 어른이 될 ‘나’를 탐색한다. 부모님이 정해주는 방향에 맞춰 행동하던 대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다. 이때 발휘되는 에너지를 ‘동기’(Motivation)라고 말한다. 이 동기는 내적 에너지로,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 행동을 지속하게 만든다.

    학생들은 자아를 탐색하면서 학습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인생에 중요한 동기를 갖게 된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동기가 성취로 이어지게 되면 ‘할 수 있다’라는 도전 정신을 갖고 긍정적인 자아를 완성하게 된다. 이러한 학생의 동기와 성취욕구는 입학 전형에서 중요한 평가요소가 된다. ‘발전 가능성’이라고 부르는 이 평가 요소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그 목표에 어떤 에너지를 투입했으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인지 심리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여러 심리학 계열 중 ‘인지 심리학’이라는 구체적인 분야를 설정했고, 이미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자신의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꾸준히 관련 분야의 책들을 읽어왔으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진행한 연구에서 우수한 실적도 이뤘다. 아울러 대학에서 필요한 기초 수학능력(수능과 내신)에도 이상이 없다면, 입학사정관과 전공교수는 이 학생에게 어떤 점수를 주겠는가?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학생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여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본인을 탐색하는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을 향한 주변의 칭찬과 격려가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 학부모는 학생의 공부와 노력을 대신해 줄 수 없기에, 스스로 그 과정을 이겨내는 학생의 노력을 응원해야 한다. 그리고 왜 그런 노력이 필요한지 학생이 직접 답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미래와 꿈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20대부터 자신의 꿈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리는 친구가 있으며, 30대에도 자신의 꿈을 찾아 방황하는 젊은이가 있다. 인생에 의미가 없는 대학을 다니는 청춘이 있으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친구 혹은 부모가 권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존재한다. 누가 가장 행복하겠는가? 당연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친구가 아닐까?

    인생에는 여러 발달 과업이 있으며, 청소년기에는 ‘나’를 찾아가는 발달 과제가 있다. 사춘기의 고민과 갈등은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과정이다. 어른의 몫은 그들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본인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이 있어야 ‘애벌레’에서 ‘나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올해부터 자유학기제가 모든 중학교에 도입되면서 학생의 진로에 맞춘 진학 로드맵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에서 ‘꿈’과 ‘끼’를 찾기 위한 교육을 전면적으로 시행한 것인데, 학업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정책의 주요 골자다. 공교육에서 학생들의 발달 과정에 맞춰 미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선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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