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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1년 동안 LA로 연수를 오게 된 동생네 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요즘은 좀 줄었다 해도 1년 또는 2년 동안 해외 연수나 주재원을 오시는 분들은 꾸준히 있는 듯 합니다. 동생도 6살, 7살 두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매일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느라 바쁩니다.
제가 왔던 5년 전과 달리 요새는 모든 정보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찾을 수 있는 듯 합니다. 동생의 경우 missyusa.com이나 네이버에서 ‘LA’만 치면 나오는 여러 카페를 통해 오래 살아야만 아는 정보는 물론 최신 업데이트 된 정보까지 알고 왔습니다. 예를 들어 살 동네를 정하고 그 동네의 아파트가 어떤 동이 좋은지, 장단점은 뭔지, 학군은 어떻게 되는지, 주차는 편한지, 입주민들은 어떤 사람들인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또 은행계좌도 한국에서 이미 열어놓고 환전은 물론 카드발급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더군요. 운전면허 관련해서도 어느 DMV가 빨리 시험 볼 수 있는지, 운전 선생님은 누가 좋은지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연수비자인 J 비자도 한국 주민번호같은 소셜넘버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동생을 통해 알았습니다.
아이들 개학에 맞춰 인터넷으로 이미 학부모를 알아 낯설지 않게 학교생활도 시작하고 사교육 역시 인터넷을 통해 다 알아본 후 등록하는 등 5년 전 어리버리했던 저와는 너무나 다른 미국생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동생이 사는 아파트는 연수로 오거나 주재원이 많이 사는 곳이어서인지 아파트에 냉장고, 세탁기, 드라이어는 물론 TV까지 다 갖춰져 있어 처음 세간을 마련하느라 여기저기 다녔던 저와는 비교가 되더군요. 소파, 침대, 매트리스도 대여가 가능하다 합니다. 동생네는 IKEA에서 일괄 구입, 배송부터 조립까지 사나흘 사이에 ‘집다운 집’을 그럴싸하게 꾸몄습니다. 저보다 훨씬 빨리, 많이 여러 가지를 해내는 동생네를 보면서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국 여행에 관해서도 도시별로, 기간별로 동부/ 서부/ 중남부와 남미여행까지 다양한 경험담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동생은 LA에 있는 교재 전문 서점을 다녀왔답니다. 주인내외분의 설명에 감동받았다며 한국 들어가기 전 필요한 모든 교재들을 주문하겠다 합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별의별 일을 해내는 동생네를 보며 5년 전 제가 생각납니다. 그 때 처음 왔을 때 이 곳에 계신 분들이 저보구 ‘한국서 와서 그런지 빠르다’ 했는데 어느 새 저도 이 곳에 적응했는지 그 ‘빠름’이 낯섭니다. 한편으로는 광고카피처럼 ‘빠름, 빠름~~’을 실천하는 동생이 기특하면서도 이제 자리 잡았으니 조금 느긋해졌으면 하는 마음도 듭니다.
오늘 동네 스타벅스를 갔는데 어느 노부부가 아주 느긋하게 햇살을 받으며 영어단어 보드게임을 하고 계셨습니다. 아이스 커피 한 잔씩 놓고 사전까지 찾아가며 보드게임 하는 모습이 너무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또한 눈치 주는 사람도 없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생네가 이번 미국생활에서 다양한 경험은 물론 이 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여유로움도 덤으로 가져가길 바래봅니다.
[주니네 미국이야기] 동생네 연수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