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네 미국이야기] 주니네 미국이야기 – Yearbook
맛있는공부
기사입력 2015.02.12 10:34
  • 안녕하세요, 한국은 요즘 한창 졸업시즌이겠네요. 졸업하면 졸업식도 있지만 졸업앨범도 빠뜨릴 수 없죠. 졸업앨범 사진 찍는 날이라고 예쁘게 머리도 단장하고, 화장도 하고 치마까지 입었던 그 때가 생각납니다. 앨범을 받고 나선 ‘사진이 잘나왔네 못나왔네’ 수다 떨었던 기억도 납니다. 오늘은 미국 학교 졸업앨범인 Yearbook에 관해 적으려 합니다.

    미국 Yearbook은 사실 졸업앨범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그야말로 Yearbook으로 그 해 그 학교를 다닌 학생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물론 마지막 학년의 분량이 가장 많고 내용도 풍성하지만 전 학년의 일년이 두루두루 담겨있습니다.

  • 딸이 다닌 초등학교의 경우 Yearbook을 위해 마지막 학년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일년 동안 준비를 합니다. 기획하고, 편집하고, 사진 찍고, 각종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엄마들 스스로 자녀들의 초등학교 생활 전체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아기 때 사진을 가져오고, 아이들에게 글을 받고, 아이들의 지난 학년 담임선생님과 단체 사진을 넣어 아이들이 어떻게 변하고 자라왔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졸업하는 학년이 아니더라도 이 Yearbook을 모으다 보면 어느 새 아이들의 일년 행사를 다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거부감 없이 학년 초 Yearbook 신청을 합니다. 중학교부터는 Yearbook 클럽이 따로 있어 학생들 스스로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끼리 옷 잘입는 아이, 운동 잘하는 아이, 예쁘게 웃는 아이 등등을 뽑기도 하고 그 해에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 보기도 합니다.

    고등학교의 Yearbook은 더 신경 써서 만드는데 그 안에 마지막 학년들이 무엇을 했는지 자세히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각 학년의 성과, 클럽활동 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들어있습니다. 때문에 고등학교 Yearbook 클럽회장은 대학입시에서도 훌륭한 스펙이 되고 Yearbook 캠프가 매년 여름 열리기도 합니다. 게다가 각 학교의 Yearbook을 겨루는 대회도 열려 학교끼리 경쟁을 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컨셉으로 만들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다시 말해 Yearbook만 봐도 그 학교의 특색이 드러납니다.

    Yearbook은 형제 자매끼리도 같이 안보고 따로 신청해 각자의 것을 갖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학년 마지막날 이 Yearbook에 친구들의 멘트와 사인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 날은 하루종일 수업시간에 친구들에게 사인받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가져온 Yearbook 멘트를  보면 형식적인 것도 있지만 생각보다 진심을 담은 것들이 많습니다. 제경우 이 멘트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어떤 친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상은 | 결혼한 지 17년차이며 서울에서 LA로 이사온 지 5년째인 전업주부이자 10학년 아들과 7학년 딸을 둔 평범한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