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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중 가장 좋은 날씨, 그리고 서로에게 배려를 해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계절이 오월이다. 봄바람이 부는 오월이 되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담자가 있다. 소아 우울증을 앓는 4세 여아였다. 눈망울이 맑고 유난히 뽀얀 피부를 하고 있는 예쁜 아이였지만, 동생이 생기면서 엄마의 산 전, 후 우울증과 더불어 찾아온 양육 스트레스가 결국 4세 여자아이를 엄청난 시련에 노출시켰다. 아이는 스스로를 위축시키며 과잉행동을 하였고 복합적인 심리적 스트레스가 결국 소아 우울증으로 확산됐다. 심리적 증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자신의 머리를 뜯거나 머리를 바닥에 찧는 자해 행동을 하기도 했으며, 결국 성인여성에 국한되어 말을 닫아버린 선택적 함묵증 증상을 보였던 아픈 기억의 내담 사례가 생각난다.
물론, 보람 있는 사례도 많다. 학습장애, 불안장애, 이명, 결국 학교를 포기하고 부모와 심하게 다툰 후 가출한 중3의 청소년 사례이다. 부모는 여학생이기에 가출에 대하여 더 많은 걱정도 했었고, 부모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크게 개선이 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기이해지능과 더불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강점지능을 찾아 지금은 호주에서 디자이너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좋은 사례도 있다.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 보도가 됐지만, 아이들을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집안에 방치하고 심지어 인분더미에 방치하는 아동학대 방임사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의 하나로 시사된 적 있다.
아이들이 받은 심리적 위축과 트라우마적 상처는 굳이 얘기 하질 않아도 너무 심각한 상황인 것이며 아이들 개인을 떠나 가족의 문제로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심리상태는 매우 무기력하며, 여러 인지적, 행동적 발달 및 인성적 부분에까지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는다. 이러한 아동 학대는 아동을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되는 복합적 학대를 의미한다. 아동 학대는 여러 상황적 환경에서 발생되지만,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역시 가정 내에서의 학대이다.
아동학대 특례법이 지난해 9월 29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동들이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 가까이에 있을 가정 내 아동 학대를 우리는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가족 내의 학대는 방임 혹은 신체적 학대와 정신적 강압양육에 대한 폭력이 큰 문제로 대두된다. 아동이 어릴수록 심리적 문제는 트라우마 증상으로 확장된다. 그럼으로 영유아의 가족학대는 스스로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생활하게 하는 습관성 피해의식이 만들어진다. 또한 심각한 무기력을 만들고, 패배감, 우울증, 가족의 붕괴가 이어지며 아동의 성장 후에까지 다양한 정신적 문제가 발생한다.
싱그러운 오월 무거운 내용일 수 있지만, 가까운 곳 아동학대가 이루어지는 곳은 없는지 살펴보고 힘들어하는 가족이 주변에 있다면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심리학자 김동철 박사의 ‘잠재력을 깨우는 심리 교육’] 가정의 달 가족심리 클리닉-아동학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