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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특정한 학과를 목표로 정시를 지원했던 한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전년도 입시결과에 비해 높은 성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학과에 떨어졌다.전년에 비해 치열해진 경쟁률로 보아 이 학과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올라갔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과거에 비해 현재는 이렇게 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더 중시되는 듯하다. 아무래도 전문성과 함께 취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부터 학과에 맞춰서 수시 지원을 하겠다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OO학과를 중심으로 수시 지원이 가능한 학교들을 찾고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최근에 눈에 띄는 학과들은 수산과학에 관련된 학과나 간호학과, 혹은 언어 중에서도 중동에 관련된 학과들을 꽤 자주 들었다. 지원을 고려한다고 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앞으로 ‘취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면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는 것이 미래 사회에 더 유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다.그래서 자신의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교의 네임밸류를 생각하기보다 학과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전문성을 중시하는 학과 중에서도 개설된 학교가 많지 않은 학과들이라면 더욱 이점이 크다. 이를테면 수산과학이나 중동 쪽 언어 혹은 문화재 관리 등과 관련된 학과들이 그러하다. 여러 곳에서 배울 수 없기 때문에 인재가 많이 양성되기가 어렵고 이는 곧 졸업 후의 진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라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하려는 분야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특수한 직군으로 진로를 그리면서 취업까지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수시상담을 하면서 요즘은 이렇게 취업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장되는 일이 빈번하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미래를 준비하면서 대학만 졸업했다는 것이 갖는 의미가 전에 비해 꽤 많이 퇴색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보다 더 구체적으로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미래의 직업에 대해서 고3 수시상담을 하면서 급하게 결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고1, 고2 혹은 더 어린 나이부터 보편적으로 많이 생각하지 않는 특수직군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고려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을 때, 미리 정보를 모으고 준비를 하는 것이 승산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 만난 학생 중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지원하던 우수한 한 학생의 꿈과 미래에 대한 포부를 들으며 참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좋은 성적이라 상위권 일반대학교에 수시 지원을 할 법한데, 그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했다. 아마 이런 부분이 앞으로 학생들이 자신에게 더 적합한 직업과 학과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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