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진로∙진학 컨설팅] 세특을 관리하라고요?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3.22 11:04
  • 얼마 전 입시관련 교육을 진행할 일이 있었다. 입시 전형의 종류와 특징을 이야기 하는 중에 드디어 말 많고 탈도 많고 요즘 한참 시끄러운 학생부종합전형을 설명할 차례가 왔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말 그대로 학생부의 종합적인 상태다 보니, 학생부를 요목조목 살펴보며 그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기에 전제되어 있는 필자의 가장 강한 생각인 학생부 작성의 고유 권한은 ‘교사’라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

    "’세특을 관리해라’가 말이 되나요? 그건 선생님들의 권한인데, 그냥 수업 열심히 듣고 학교활동 열심히 해야 되는 거지!"

    세특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라는 항목의 줄임말이다. 이 항목은 학교생활기록부 중에서 각 과목별 담당 선생님들이 학생의 수업 태도나 성과 등을 보고 내용을 기재한다. 즉, 한 선생님에게만 기재의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담담 선생님들마다의 의견이 다양하게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때에 따라서 과목별 선생님들의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은 잘 하고 좋아하지만 과학 과목을 싫어하는 학생이 있다고 해보자. 이 학생의 수업 태도가 한결같이 모두 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국어 수업에는 정말 열심히 잘 참여 하지만, 과학 수업은 반대일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여러 사람의 정확한 의견을 담을 수 있는 항목이 바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이다. 소수의 의견이 아니기 때문에 이 항목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저, 근데 제가 어디 가서 강연을 들었는데요. 세특이 중요해서 관리하라고 하던데요. 그래서 선생님한테 잘 보이고, 노트 필기하고 공부한 것들 담당 선생님한테 가져가서 보여드리고 막 그러라던데요?"

    그런데 이와 같은 학부모님의 의견이 있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학생이 수업 시간에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일부러 노트 필기를 갖고 선생님을 찾아 뵈어야 한다는 말인가?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에 대한 평가는 교사의 눈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이를 미리 지레짐작해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지극히 자기주관에 근거한 근시안적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말이 많지만, 이 전형이 가장 빛나는 것은 교사가 학생에 대한 평가를 성실히 하고, 그 평가를 기준으로 대학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즉, 교사의 권한이 제 위치에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를 다른 누군가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생각은 맞지 않다고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그럴 수도 없고 말이다. 이때 제일 합리적인 조언이라면 ‘수업 시간에 성실한 자세로 임해라’, ‘평소 꾸준히 공부를 열심히 해라’등이 더 적합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조언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것들이기도 하고 말이다. 지레 내 노트를 들고 교과목 선생님을 일부러 찾아간다 한들, 선생님이 어찌 평가를 하실 지는 어쨌든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우선 기본에 충실히, 원리원칙에 따르는 것. 그게 오히려 학생부종합전형을 잘 준비해 나가는 길일 것이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