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진로∙진학 컨설팅] 자기주도적 입시 정보 찾아보기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3.02 09:32
  • 요새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일부러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는 일이 있다. ‘입시요강’에 관한 것 때문이다. 아이들이 와서 “선생님, 저는 OO학교 OO과를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말을 태연히 한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역으로 “입시요강은 찾아 봤니?”라고 묻곤 한다. 이에 대한 아이들의 답이야 대부분 비슷하다. 당연히 한 번도 찾아본 적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가끔은 학생들이 그 학과로의 진학을 진짜 원하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많은 아이들이 그냥 단순히 ‘일단 대학에 가고 싶다’의 마음만 갖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무력감을 없애기 위해 일부러 ‘직접’ 스스로가 원하는 학교와 학과의 요강을 쥐어주고 꼼꼼히 읽어보라고 한다. 아니면,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찾아보라고 한다. 불친절하게 여겨질 정도로 이렇게 학생에게 맡기는 이유는 바로 ‘간절함’ 때문이다.

    정말 진학하고 싶은 학교가 있다면, 적어도 그곳에 진학하기 위한 조건 정도는 자기 스스로 확인하고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최소한의 간절함도 없이 그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만으로 성과를 얻는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아주 기본적인 부분인데, 대다수가 경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디테일이다. 실제로도 이런 문제 때문에 이전에 상담을 왔던 한 학생은 어이없게 지망 학과를 급히 변경하기도 했다. 수시 모집만 있던 한 학과를 목표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정시전형을 노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시 전형을 제대로 찾아보지 않았던 것이 잘못이었다. 결국, 학생은 어쩔 수 없이 목표 학과를 변경, 학교에 우선 입학 후에 전과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오늘날 정보들은 차고 넘쳐나고, 필요한 입시 정보는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냥 굴러다니는 정보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내 것이 되도록 스스로 찾고 직접 보아야만 쓸모가 있다. 또 찾아야할 정보가 많고 복잡한 것 같아 보이지만, 단 하나의 학교와 학과에 한정된 정보들은 생각만큼 그리 많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따라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딱 하나, 진짜 가고 싶은 학교의 희망 학과 정보만 집중적으로 찾아보자. 그리고 나면, 아이들스스로가 공부에 대한 의욕이 돋기도 한다. 이 학교, 학과를 가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도 온다. 자기주도적인 학습뿐만 아니라, 자기주도적인 입시도 성공적인 대입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 본다.

    뿐만 아니라, 학교 사이트를 통해 대학 진학 후 커리큘럼, 나아가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도 스스로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상담을 받으러 와서 필자에게 묻는 “수학과 나오면 무엇을 하나요?”같은 질문에 쉽게 대답해 줄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아이로 하여금 자기주도적인 입시 준비를 소홀히 하게 하는 길일 터. 아이에게 학과 사이트의 ‘취업 및 진로’란 URL을 건네주었다. 사이트만 들어가도 아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단편적인 정보를 건네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찾도록 하는 것이 아이로 하여금 간절함을 가지게 만들고 학과와 입시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만드는 길일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스스로 입시요강과 학과 홈페이지에 접속해보길 추천한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자신의 미래이지 않는가. 자기주도적으로 정보를 모으고 생각을 해보자. 상담은? 조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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