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를 마무리하며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11.23 09:28
  • 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는 이번 편이 마지막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자기소개서 이야기는 가다듬어 차후에 다시 이야기를 펴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간 2권의 책을 내고, 장기간 자기소개서 칼럼을 쓰며, 또 많은 학생들을 만나왔다. 그리고 자기소개서의 중요성과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잘 쓸 것인지를 누차 강조해 왔다.

    하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핵심은 ‘글을 어떻게 잘 쓰는가’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글을 센스 있게 잘 쓰는 능력이 있다면 자기소개서 역시 잘 쓰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면, 어쨌든 자기소개서의 주제는 ‘자기’이기 때문이다. 실제 만났던 학생들 중에서도 평상시 글쓰기는 어려움 없이 잘 쓰던 학생들이 왠지 자기 이야기 앞에서는 주저하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원칙적으로 글을 잘 쓰는 것과 자기 이야기를 잘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보인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를 갖추려 하면 된다. 무엇보다 ‘자기’가 잘 그려져야 한다. 그래서 글 속에 자신의 꿈, 자신의 적성과 특징, 자신의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성실히 준비해왔음이 분명해야만 한다. 글 자체는 투박할지라도 이렇게 자신을 위해 성실히 노력해온 아이들의 글은 읽기에 어려움이 없고 그 감동이 직접 느껴진다. 글 자체의 화려함보다 중요한 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어색함, 혹은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겸손함을 어려서부터 배워온 우리에게 있어 자신의 장점, 혹은 성향을 대놓고 드러내면서 쓴다는 것이 무척 부담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그런데 글로써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어쨌든 온전히 평가되기 어렵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니다. 어쩌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과감해도 되는 시대, 그게 지금이라고 본다. 최근의 내러티브들은 점점 자신 내면의 이야기를 담는 것에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많이, 여러 번 써보라고 하고 싶다. 그간 자기소개서를 다루면서 만난 학생들 중에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았던 경우가 있었다. 처음 써온 글은 두서도 없고, 정리도 안 되어 있어서 읽기 힘들었다. 그런데 20여 차례의 고쳐 쓰기 끝에 나온 글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예쁘게 담아내고 있었다. 자신보다 더 자신을 잘 아는 다른 이를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연 자신이다. 많이 써보는 것은 분명 자신을 더욱 잘 알아가는 과정이 된다.

    ‘자기소개서’는 타인의 힘으로가 아니라 자신이 제일 잘 쓸 수 있는 글이다. 자신을 위해, 자신의 노력으로, 자기소개를 해보려 지금부터 꾸준히 노력하길 바란다. 입시를 겪기까지 남은 시간이 많은 학생들이라면 더없이 좋은 기회가 지금이다. 하나의 주제를 오랜 기간 고쳐 쓰면서 자신 스스로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한번 써보자. 단순히 입시에서의 성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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