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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내용 중 지원동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 것이다. 학생부를 통해서는 알 수 없지만,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가장 뚜렷한 요소 중 하나가 ‘지원동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해당 학교와 학과에 지원한 이유가 명확히 제시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때 지원동기에 대한 범위를 좀 다르게 생각했으면 한다. 즉, 단순히 학교에 대한 지원동기를 표현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을 그려보기를 추천한다.
전에 만났던 한 학생은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아주 오랫동안 키워오고 있었다. 이 학생은 자신이 외교관을 꿈꾸지만, 외무고시가 사라졌기 때문에 외교 아카데미에 들어갈 큰 그림을 그려서 왔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정치외교학과가 아니라 자유전공학과를 지원하려했다. 대체로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정치외교학을 생각한다. 그래서 왜 조금은 다른 선택을 했는지를 학생에게 좀더 자세히 물어보았다. 아이의 대답은 필자를 내심 감탄하게 만들었다.
일단 학생은 외교 아카데미의 시험에 대해 나름 자세한 조사를 해왔다. 영어와 제2외국어는 물론이거니와 한국사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필기시험을 위해서 보는 국제정치학, 경제학, 국제법 등을 공부하기 위한 계획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였다. 게다가 문제 해결력 등을 키우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자유전공으로 진학하여 자신에게 보다 필요한 것들을 융복합적으로 공부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학생의 설득력 있는 얘기에 절로 동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스스로 꽤 많은 조사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활동들도 같은 맥락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나의 분야에 치우치기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전이 있었고 영어뿐 아니라 능숙한 제2외국어 실력을 갖추려고 노력 중이었다. 아이의 목표점은 대학 입학이 끝이 아니라, 그 이후의 그림까지 명확히 그려져 있었다.
대학을 단순히 취업을 위한 과정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을 받는 목적과 그 이유가 분명하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막연히 당장 대학만을 가기 위해 공부해 온 학생과 그 이후의 인생을 그리며 준비를 한 학생이 같은 평가를 받을 리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무조건 당장의 학교 지원 이유만을 찾기 보다는 그 이후의 그림을 좀 더 크게 그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자격과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찾아보자. 그러면 학교 지원의 이유가 좀더 명확해 진다. 또 아직 자기소개서 작성을 하지 않는 1학년, 2학년 학생들 역시 대학 졸업 후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두면 스스로가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감이 설 것이다.
자, 다시 돌아와보자. 지원동기를 쓴다면 자신이 그 대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에서 벗어나보자. 궁극적 지원동기는 그 학교 졸업 이후에 스스로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를 그려보아야 쓸 수 있을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에, 미래의 자신의 목표를 먼저 생각해보자.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대학생활 이후를 그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