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한 줄을 열 줄로 만드는 법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11.11 10:14
  • 가끔 쓸 말이 없어서 헤매는 학생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쓸 거리가 없어서 고민인 친구들은 대부분 그 이유 중 하나는, 구분 짓기나 정의 내리기를 상당히 간결하게 하는 성향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학업적으로 무엇이 어려웠는지를 물었을 때 답을 아주 간단명료하게 “선행학습이 되어있지 않아 수학이 무척 어려웠습니다.”라는 식의 단 문장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의를 마치면, 더 이상 쓸 말이 없다. 따라서 말을 길게 설명적으로 늘여놓는 법부터 익혀야만 한다.

    글을 좀 잘 쓴다는 사람들을 보면, 스토리를 참 잘 전달한다. 그런데 그런 글들의 공통점을 잘 찾아보면, 표현 자체에서 참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글들, 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글들은 설명적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세련미가 떨어지거나, 투박해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련미 있는 잘 쓴 글이 되려면, 한 줄로 쓸 수 있는 글을 열 줄로 만들면서도 설명적이면 된다. 그러면서도 반복된 설명이나 표현이 들어가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상담 중에 이렇게 써야 한다는 말을 전하면, 학생들은 대부분 멍한 표정을 짓는다. 너무 조건이 어려워 보이는가 보다. 그런데 이렇게 쓰는 것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는 않다. 요령만 터득하면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있다고 해보자.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봉사 활동을 기술 한 후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당황한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정보를 덧붙여 글을 풍성하게 다듬어보자. ‘이 봉사 동아리에 왜 가입했는가?’, ‘주로 했던 봉사 활동은?’. ‘봉사를 하며 느꼈던 점은?’. ‘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는?’ 이렇게 추가 정보를 덧붙이면 글이 좀 더 설명적이면서도 스토리가 느껴지게 된다. 이 한 줄에 살을 붙여보자.

    ‘교과 공부 위주의 학교생활만 하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학창 시절에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봉사 동아리에 가입해서 친구들과 함께 주말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했습니다. 저희가 주로 했던 봉사활동은 근처 양로원에 가서 청소나 식사도우미 등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주 해보지 못 했던 일들이라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성실히 맡은 바를 해내려고 했습니다. 한 주도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노인분들과 친해지고 일도 몸에 익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실함을 인정받아 봉사활동 상을 받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글로 바꿀 수 있다. 쓰는 사람은 자신이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표현해도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새로운 낯선 정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좀 더 설명적으로 당시의 상황, 활동, 느낌까지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모든 정보를 되도록 다 담아보려고 해보라고 한다. 그러다 보면,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한 문장을 열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바꾸는 연습을 해보길 권한다.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면, 반은 글쓰기 달인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자기소개서는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