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우리 공부합시다] 출제된 연계 문제, 공부 안 해도 되죠?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6.10 10:28
  • 6월 모의고사가 EBS와 연계율이 높았다. 덕분에 시험이 쉬웠다고 하고, 등급 컷 상으로도 점수가 높은 편이다. 시험이 쉬우면 포기를 끝까지 하지 않게 한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실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또 한편으론 쉽게만 공부하는 것이 익숙해진 학생들이 결국 시험날 난이도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무너지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너무 쉽게 공부하는 것이 좋지만은 않다. 작년 수능시험에서 국어 영역의 지문이 기존 모의고사와 달리 길어지고 어려워져서 학생들 성적이 급락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공부를 지금 보는 시험 정도만 하는 것이 옳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오면 묻는 말 중에 거의 매회 빠짐없이 듣는 것이 있다. “이번에 나온 연계 지문 안 나오겠죠?”라는 말이다. 특히 영어 모의고사를 보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영어는 지문 자체가 비슷하게 출제되어 다른 과목들보다도 연계가 유독 많이 되는 과목이다. 따라서 지문을 달달 외우며 공부하던 학생들도 많다. 외울 지문이 많으니, 아이들도 좀 쉽게 공부하고 싶은 듯하다. 또 수많은 입시 정보와 지식이 넘치다 보니 아이들도 듣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이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국어 A형, B형 공통 지문만 보면 되죠?”라는 국어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이번 6월 모의고사를 보고, 자기 나름대로 분석을 마친 듯하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에 어떤 답을 주어야 할지 고민이 되곤 한다. 일리가 있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효율성을 무시하라고는 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정답처럼 이건 나오고 이건 나오지 않고가 있을까? 누구도 출제위원이 아닌데 말이다. 혹시 무슨 문제가 나올지 알고 있으면, 정말 좋겠다. 시험 당일 문제를 풀어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정답을 말할 수 없다. 전에 누군가는 물어봤다. “어떤 문제가 나올 것 같으세요?” 필자의 대답은 늘 한결같았다. “저도 궁금합니다.” 공부를 골라서 하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요령, 혹은 꼼수에 익숙해지는 것이 대입을 준비하기 위한 공부의 과정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출제된 지문도 많지 않은데, 굳이 그걸 골라내는 노력을 해서 빼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많진 않으니 다 하자고 달래는 편이다.

    대학 가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들려면 족집게처럼 찍어주는 것이 해법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여기 여기서 시험이 나와요.”라고 알려주는 대학 강의가 있을까? 그리고 설사 찍어준다 한들, 안다고 할 수 없다. 적어도 대입을 위해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면, 모의고사를 보고 나오는 것과 나오지 않는 것을 구분하며 쓸데없는 힘과 시간을 쓰고 공부를 가리지는 말라고 하고 싶다. 수능 시험까지 끝까지 가서 좋은 성적이 나오던 친구들은 대부분 정신력과 의지가 강했다. 당장의 모의고사 성적보다 그 학생의 생활 자체만으로도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수능을 공부하는 중이라면, 편식하듯 공부하지 말길 바란다. 이 모든 것들도 다 마지막 대입을 위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