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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정의 진로∙진학 컨설팅] 학습 분위기가 다르다는데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6.07 18:06
  • 요새 중학생 학부모님들은 참 많이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목표 고등학교를 정해서 거기에 맞추어 대비를 하던 것이 기존의 방식이었는데, 최근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교육적 변화를 겪는 중심에 있다 보니, 섣부르게 행동을 하기에도, 그렇다고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끌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래서인지 필자도 상담을 하러 온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결정을 하라고 쉽게 말을 하지 못하는 중이기도 하다. 아직 무엇이 답일지 아는 사람은 없다.

    얼마 전 만난 한 학생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원래는 외고를 준비하던 아이였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잘 안 온다고 했다. 만날 당시 학생의 어머니는 여전히 외고를 추천하는 중이었고, 학생은 일반고로 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아이가 내켜 하지 않는데, 외고를 보내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으니 ‘학업 분위기’에 대한 답을 하셨다. 일반고보다는 외고가 전반적인 학업 분위기가 더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늘 따라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아이가 주변의 분위기에 너무 잘 휩쓸려서……”

    이 말을 듣는 중, 아이가 좋지 않은 기색을 보였다. 자신에 대한 비난이라 여겼을지 모르겠다. 아마 이런 이유에서 외고를 추천하니까 아이가 납득하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정적인 이유에 의한 선택보다는 뭔가 아이가 움직이고자 하는 마음이 들 결정적인 요인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긍정적인 언어로 설득을 하는 편이 낫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성적표를 보니, 영어 성적이 단연 높았다. 다른 과목과 눈에 띄게 차이가 날 정도였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을 물어보니 영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물으니 영어를 듣고 말하고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좋다고 한다. 그 부분을 강조하여 외고에 진학하는 것에 대한 권유를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어를 일반고의 교육과정과는 차이 날 정도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을 알려 주었다. 수업 시수, 수업 방식, 그리고 평상시 친구들과의 대화도 영어에 보다 더 많이 치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의 눈이 반짝였다.

    결국 아이는 외고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전과 달리 그 선택에 만족스러운 마음을 한 채. 물론 필자도 아직은 외고가 더 나은 선택, 더 낫지 않은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이의 성향상,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적성이나 호감을 중심으로 보면 외고에 진학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고 본다. 아마 이런 의견에 아이도 좀 더 공감을 하게 된 것 같다. 아직 겪어보지도 못한 고교생활에 대해 학습 분위기라는 말들이 조금은 막연했던 것 같다. 그것보다는 아이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될 수 있도록 시선을 바꾸는 것이 나았으리라. 아이는 아마 외고로 진학하는 것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공부에 더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이제는 별다른 마찰 없이 외고로의 진학을 준비할 것이다. 물론 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의 만족감만큼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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