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9.07 10:19
  • 자기소개서를 많이 보다 보면, 비슷한 소재와 플롯을 자주 접하곤 한다. 학생 입장에서 학교에서 겪는 일이나 활동들이 대부분 비슷할 수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자신을 충분히 어필해야 하는 자기소개서에서 개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당연히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억에 남지 못하는 글은 합격과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만의 이야기를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려고 어떻게든 노력해야만 한다.

    특히 내용이 가장 비슷한 항목은 1번의 학업 경험과 3번의 인성과 관련한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점에서 볼 수 있다. 1번 항목과 같은 경우엔 특정 과목을 잘했다고 하거나, 자기주도학습, 플래너를 통한 계획학습 등이 대체로 자주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소재나 그 전개방식의 유사성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 학생들이 써온 글들을 보면서 누구의 글인지 기억에 잘 남지 않아 구별이 되지 않았던 경우도 비일비재할 정도다. 소재가 특별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개성을 어떻게 담아내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 점이 자기소개서를 빛나게 하는 결정적인 힘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또 3번 항목의 경우에는 대체로 축제, 동아리, 체육대회 중에 갈등이 생겼고 자신이 이를 해결했다고 하거나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알았다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편이다. 이런 이야기 패턴을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다. 그간 다수의 자기소개서를 보아오면서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자기소개서가 흔치 않다고 느꼈던 것은 모두 이런 요인들 때문이다.

    만약 자기주도학습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고 한다면, 막연하게 ‘수학을 좋아하던 저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서 자기주도학습을 했습니다.’등의 두루뭉실한 이야기보다는 혼자서 겪었던 어려움이라든가 그 중에서 특정한 시점의 기억을 끄집어내 서술해보기를 바란다. 정확한 시기와 소재, 그리고 구체적인 자신의 감정 상태 등을 표현하면 소재는 비슷해도 조금 달라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인성영역에 대해서는 배우고 느낀점을 조금 색다르게 표현하는 것에 주력하라고 하고 싶다. 나눔의 기쁨을 느꼈거나 갈등을 봉합하는데 앞장서서 뿌듯했다는 상투적인 표현보다는 좀 다른 시각의 접근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보자. ‘이를 통해 선한 것과 정의로운 것이 같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같은 표현은 기존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감정표현들과는 달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3번 항목의 경우 가장 신경 써서 쓸 내용을 다른 학생들과는 조금 다른 깊은 깨달음에서 찾으라 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 포인트를 잘 살려야 자신이 깊은 사고력이 있다는 점을 피력하기에 용이하다.

    소재는 비슷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 어떻게 새로운 경험과 활동들을 그렇게 많이 쌓을 수 있겠나? 하지만 풀어내는 과정에서 조금 더 고민하고 노력하면 남다른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색다른 배우고 느낀점을 제시하는 것이 이를 위한 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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