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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심하지 말라.”
마치 영화 포스터의 카피와도 같은 이 문구는 필자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실제로 항상 당부하는 메시지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학생들에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수시로 대학에 붙을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상승과 더불어 나태함 역시 늘어난다는 점이다. 사람이다 보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상황과 그 상황에 따른 감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매해 같은 어려움을 경험한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나면 그 학교에 왠지 붙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곤 하니 말이다.
합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런 성급한 기대와 생각 때문에 공부를 등한시 하는 것은 정말 경계해야만 한다. 후에 있을 수능과 합불에 따른 대비를 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1차 합격 후 면접에서 실제로 최종까지 합격을 한 경우는 그래도 좀 낫다. 수능 최저라는 마지막 관문을 해결하기 위해 공부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수능 최저 조건에 부합되지 못해 고배를 마신 아이들을 많이 보았다. 이런 경우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경우는 1차만 합격하고 2차에서 떨어진 학생들이다. 어쨌든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 후 합격하지 못했다면, 이 학생들이 갈 수 있는 전형은 수능 정시밖에 없다. 그런데 자기소개서 작성 후의 행보를 보면, 공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수능에 대한 준비가 안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당연히 실제 수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학생부에 자신이 없고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우수한 편이라면 차라리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지 않는 것이 전략이라 이르는 학생들도 있다.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온 힘을 쏟고, 그 후에도 느슨해진 정신을 다잡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을 바에는 흔들림 없이 정시에 집중하는 입시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도 해오던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만, 그런 곧은 정신력을 갖추기 어렵다면 차라리 수시 기회를 버리라고 할 정도로 자기소개서를 쓰는 전형에는 위험성이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쓴다고 붙는 거 아니야. 그것보다는 정시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수능 공부에 더 집중하자.”
원서를 쓴다고, 자기소개서를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쓴 것 만으로 합격이 보장되면 좋겠다. 하지만 한치 앞을 모르는데 무엇을 확신할 수 있을까. 어찌 되었든, 무엇을 하든지 끝까지 수능 공부에 끈을 놓지 않도록 하자. 쉽게 흔들리는 이들보다 끝까지 자신이 해야할 일에 집중 하는 이들에게 합격의 기쁨이 함께 하더라. 진인사대천명 [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완성 후를 조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