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우리 공부합시다] 쫄지 말자, 수능 첫 시간 국어영역!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5.02.11 10:05
  • 지난 주말, 2015학년도 수학능력 시험에서 문과 국어영역 만점을 받은 학생이 찾아왔다. 인사차 왔는데, 아이가 시험이 끝나고 더 밝아지고 자신감도 많아졌다. 물론 다른 과목 성적도 우수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당당히 합격했고, 그래서 자신 있게 웃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아이랑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는데, 아이가 공부법에 대해서도 참 숙지를 잘 하고 있었고, 몸소 적용하며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필자도 학생의 시각을 통해 다시 듣게 된 공부법이 오히려 좀 새롭고 가슴에 와 닿았다. 특히 국어 공부법에서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친구는 9월 모의고사 전까지 국어 영역이 3등급 대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국어가 잘 안되어서 아이가 마음 고생이 컸다. 그리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도 정말 많이 했었다. 마지막 9월부터 10월까지의 2개월에 걸쳐 문제도 많이 풀기도 했다. 아이가 국어 공부를 하면서, 단순히 문제를 많이 풀었다는 양적인 것에 치우치지 않았고, 방법적으로 맞는 것을 따르려 노력했었다. 그 전까지 3등급을 넘지 못하던 아이는 공부방법을 확 바꾸면서 9월 이후에 2등급, 1등급으로 점점 성적이 상승했다. 그리고 수능 시험장에 가서 결국 만점까지 받을 수 있었다. 여러 방법적 변화가 있었지만, 그 중에 실제 시험장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제목처럼 ‘쫄지 말아라’이었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가원 문제의 특징을 이해하라는 것이었다. ‘지문이 쉬운 경우, 문제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지문이 어려우면, 문제는 반드시 쉽다.’라는 원칙이다. 특히 문과 학생들에게는 유달리 어려운 과학지문 등을 학생들이 읽다가 어려워 당황하고 패이스를 잃게 되기도 하는데, 이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제대로 풀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늘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지문이 어려울 때, 포기하지 말고 문제에서 답을 찾으라고 말이다. 언급한 이 친구도 그 원칙대로 지문이 어려웠을 때 포기하지 않고, 어려운 지문을 잠시 접어두었다고 한다. 바로 문제로 넘어간 후, 문제를 이해하고 그 답을 찾으려 했다. 그러자 생각보다 문제가 너무 쉬운 답을 요구했고, 생각보다 쉽게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국어 시험이 아무래도 제일 앞 시간이다 보니, 이 시험을 잘 보지 못했을 때, 뒤의 시험도 줄줄이 잘 못 보는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이건 매해 자주 보는 케이스들이다. 가끔 농담 삼아, 첫 시간이 수학이면 더 좋겠다고도 말한다. 차라리 그럼 자기 실력 발휘에 덜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해서. 첫 시험에서 지문이 잘 읽히지 않는 경험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이번 시험처럼 지문이 어려운 경우 더 당황할 것이다. 당황하지 말자.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과학지문이든, 인문학 지문이든 우리가 배경지식이 넘칠 리 없다. 그저, 주어진 범위에서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풀어보려 해야 한다. 마음 속에 원칙을 세워두길 바란다. 지문이 어려웠나? 문제에서 답을 찾아보자. 2016년 수능을 맞이하는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다.

    전 진학사 입시분석 위원, 객원 입시 상담 / SZ 공부법 연구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