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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있어 친구는 아이들의 세상에서 절대적이다. 그런 아이들이 친구들과 겪는 문제에서 부모가 어떤 들을 해줄 수 있고, 알려줄 수 있을까?
1. 충분한 사랑을 가정에서부터 줘라
아이들은 나보다 강한 친구, 약한 친구를 놀랍게도 잘 구별해낸다. 그럼 어떤 친구를 약한 친구라고 생각할까? 덩치가 작은 친구? 공부를 못하는 친구?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자신감이 없는 친구’이다. 내향적인 것과 자신감이 없는 것은 다르다. 내향적이지만 주관이 있고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 친구는 약한 친구로 단정하지 않는다. 자신감이 없는 친구는 보통 자존감이 약한 친구이고 가정에서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그만큼 부모가 지지를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가득 받은 아이이다. 아이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항상 내 편이 되어줄 누군가가 있다고 느끼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아이가 스스로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고 사회적 자본을 풍부하게 물려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을 때, “저 애는 뭐가 그렇게 당당한 거지?”라고 비춰진다.
2. 다른 친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아량을 길러줘라.
교실에서 아이가 친구들과 지내는 모습을 살펴보면 갈등을 다루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고집을 부리고 어떤 아이는 무조건 친구의 의견만 따른다. 어떤 아이는 양보할 때와 내 의견을 주장할 때를 잘 알고 행동한다.
학교에서 보면 끝까지 자기 의견을 주장하는 아이가 있다. 물론 자신의 의견이 없는 아이도 문제이지만 옳든, 옳지 않든 자신의 의견만 주장하는 아이는 모둠수업을 하거나 친구들이 함께 놀 때 매번 문제가 생긴다. 심지어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돼도 친구들이 져줄 때 까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도 한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아이가 자존심이 세서 지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지기 싫어하는 아이의 대부분은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스스로 다른 친구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 사실 속으로는 오히려 자존감이 부족하다. 집안 분위기가 아이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부모의 성격이 꼼꼼해서 대충 넘어가지 않고 아이의 잘못을 하나하나 혼을 낸 것이다. 항상 부모에게 그런 식으로 잘못을 지적받아오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아왔다.
물론 아이도 부모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크게 야단맞을 일이 아닌데도 혼이 나다 보니 억압되어 있다. 그런 억압이 친구들에게 표출된다. 그래서 친구의 실수를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실수마저도 인정하지 않고 이기려고 한다. 집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상처받은 자존심을 어떻게든 밖에서 이겨서 회복하려는 것이다. 완벽주의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완벽주의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번 혼을 냈고 아이 역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기질이 더 강화되었다. 아이의 실수는 용납되어본 적이 없다. 아이 역시 다른 사람의 실수에 대해서 너그러워질 수 없고 모든지 완벽하게 해내려고 한다.
가정에서 아이를 충분히 인정해주어야 한다. 칭찬해주고, 사소한 실수는 눈감고 넘어가주기도 해야 한다. 꼭 고쳐 주어야 할 습관이나 행동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훈육과 충분한 설명을 해주어 고쳐주자. 그 바탕에서는 평소 충분한 애정 표현을 통해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아이의 잘못에 대해 무조건 윽박지르고 부모가 일일이 고쳐주면서 부모가 시키는 대로 순종하게 한다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억압받는다. 아이에게 자율성을 인정해주고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사랑의 병에 사랑이 출렁이고 있으면 밖에서 그 사랑을 채우려고 하지 않는다. 과도한 잘난 척으로 결핍된 사랑을 충족하려고 하지 않으므로 겸손하다.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친구의 일을 잘 도와준다. 또한 애정결핍 때문에 보일 수 있는 과도한 어리광이 나타나지 않는다. -
3.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자신감을 길러줘라.
우정은 개인적 성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무조건 인기 있는 그룹에 속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 나와 잘 맞는 친구들을 만나는 게 좋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무조건 친구를 따라하지 않고, 무조건 양보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부터 무엇이 옳은지를 알려주고 신념을 심어주어야 한다.
잦은 다툼이 있는 아이는 협상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이이다. 친구들과 사이가 좋고 인기가 많은 학생은 무조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고집 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양보하지도 않는다. “그럼 내가 이렇게 할 테니까 너는 이렇게 해.”라는 소위 ‘딜’을 한다. 잘난체와 자신감의 차이를 알아 공격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4. 거절하는 방법을 연습시켜라.
친구의 제안에 거절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는 것이다. 친구들이 요구하는 것과 자신이 옳다고 느끼는 것이 다를 경우에 그 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갈등을 피하려고만 하면 점점 불편하고 힘들어질 뿐이고 오히려 무시당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필요하면 아이가 거절해야하는 상황을 역할극으로 연습해보는 것도 좋다.
5. 친구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라.
친구들에게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다가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실제로 친구들을 좋아하지만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갈등이 생길 때는 어떻게 풀어야할지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의도적으로 혼자 있거나 친구들의 입이 떡 벌어질 장난감이나 간식을 가져와서 그것을 미끼로 친구들이 자신의 주위에 몰려 있는 상황을 만든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지속적이고 진정한 친구를 만들 수 없다. 내 아이가 원활한 친구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면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생겼을 때 “우리 같이 스티커북하고 놀까?” 하고 먼저 말을 걸어보렴.”이라고 조언하며 가정에서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방법, 또 친구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어야 한다. 물론 이 또한 친구들과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와 신뢰를 평소 쌓아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 가정에서의 교육은 친구 관계보다 성적을 1순위로 꼽는다. 부모들은 아이를 학원으로 보내고, 학습지를 풀게 하면서 ‘어떻게’ 공부하는가에 대해서만 열심히 가르친다. 하지만 친구 관계에 대한 교육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라는 말 한마디로 끝낸다. 친구들과 잘 지내느냐는 가정에서 배운 습관과 부모들의 관심 정도에 영향을 받는다. 인기 있는 아이는 이유가 있고, 또 부모의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올바른 사랑을 주고 있으면 아이의 친구관계도 원만하다. 과잉보호의 사랑을 주면 밖에서도 자기 마음대로 하려다 보니 갈등이 생기고, 충분한 사랑을 주지 않으면 자존감이 부족해 친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다. 친구관계의 근본적인 해결점은 부모의 올바른 관심과 사랑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자.
참고서적: 엄마들은 모르지만 선생님만 아는 초등생활처방전 -
이서윤 : 현직 초등학교 교사/ 《초등생활처방전》,《꿈을 찾아주는 마법카메라》 저자
메일: yminlee@naver.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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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윤의 초등생활처방전] 친구관계를 위해 부모가 아이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