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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 튜브'가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보람튜브는 유튜브 구독자 3000만 명의 유튜브 채널인데요. 주인공 이보람 양은 고작 6살입니다. 최근 95억 원의 빌딩을 구매했다는 보도가 나와 큰 주목을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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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반응은 '박탈감' 혹은 '당혹감'이었던 듯합니다. 6살 아이의 장난감 채널의 수익이 그 정도라는 사실에 대해서 말이죠. 한 명문대학교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대나무숲'에서는 '열심히 공부했는데, 아무리 해도 유튜버보다 수익이 적을 거 같아 패배감이 든다.'라는 자조적인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습니다. 한 지상파 방송국 노동조합에서는 '우리 회사의 하루 광고 매출이 1억 4천만 원이다. 보람튜브와 비슷하다. 임직원 1,700명의 지상파 방송사와 6살 이보람 양의 광고 매출이 비슷해졌으니, 그야말로 생존 위기가 아닌가'라는 식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보람튜브의 월 광고 수익은 37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이들의 당혹감에는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자신들이 해왔던 모든 노력. 그러니까 공부해서 시험을 통과해 번듯한 대학과 직장을 가고 연차를 쌓아 비로소 40~50대에 자신이 주도적으로 일을 해올 때까지 기다리는 노력이 부정당한 느낌이 드니까요.
문제는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이런 방식이 통했습니다. 시험을 통해서 인재를 뽑습니다. 그리고 그 인재를 과거의 인재들 사이에서 천천히 실무를 배우다 나중에 경력자가 되어 자신을 꿈을 펼칠 기회를 줍니다. 인재를 뽑는 기준은 시험을 잘 보고, 모나지 않은, 소위 '공채형 인재'입니다.
사회가 안정적일 때는 이런 인재가 훌륭한 역할을 했습니다. 무엇이든 잘하는, 소위 '육각형 인재'입니다. 다재다능한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 무난한 능력을 갖춰 다수의 대중이 만족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었습니다. 방송으로 치면 지상파. 음식으로 치면 프랜차이즈 식당 말이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저 좋은 물건은 너무 흔해졌지요. 이제 사람들은 다수가 좋아하는 '단순히 좋은 것'을 더 찾지 않습니다. 작게라도 나를 크게 만족시켜주는 무언가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대접받는 인재가 됩니다. 시험으로 사람을 평가하기 점점 어려워졌다는 뜻이지요. 현대차에 이어 SK까지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바꾼 일이 우연이 아닐지 모릅니다.
보람튜브는 시험의 시대가 끝나갔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제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둥글둥글한 인재가 최고인 시대는 끝났습니다. 보람 튜브가 보여주는 새로운 인재에게 고민해봄 직한 이유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보람튜브가 보여주는 진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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