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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이 교육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여당과 야당의 영유아 교육에 대한 정책 방향에 대한 대립이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궜는데요. 학부모님이 느끼는 보육비 부담이 커지는 만큼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굳이 정치적 이슈 때문이 아니더라도, 유치원 교육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유치원 교육은 가장 효과가 큰 교육 중 하나이면서, 미래 교육에 청사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뜻일까요?
우선 유치원 교육은 효과가 큰 교육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 예산을 0세~5세의 영유아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는데요. 이 기간의 교육 투자가 가장 효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사람은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입니다. 노벨상을 받은 세계적인 경제학자지요. 그에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기 교육이 가장 효율적인 투자입니다. 그에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기 교육은 성인기 교육보다 16배 효율적입니다. 3~4세 흑인 빈곤 가정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좋은 교육을 지원받은 실험군은 비교군에 비해 기대소득, 범죄율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IQ 같은 인지적 능력보다 오히려 따뜻한 양육을 통해 얻은 비인지적 능력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지요.
헤크먼은 인간은 15세까지 자라며, 그중에서도 8세까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지적인 능력, 지식보다는 오히려 성격, 건강, 인내심, 시간 개념, 위험에 대한 태도, 자기 존중, 자제력 등 비인지적 능력이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이들 능력은 어린 시절에 가장 많이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학부모들은 대학 입시에 가까워질수록 교육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연구 결과는 반대로 어린 시절에 집중하라고 가르치고 있는 셈이지요. -
유치원 교육은 또한 미래 교육의 핵심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미첼 레스닉 MIT 미디어 랩 교수는 저서 '평생 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육이야말로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교육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시도해보고, 실패해보며 자유롭게 배우는 교육 말이죠.
레스닉 교수에 따르면 유치원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교육 방식입니다. 이전에는 영유아기 아이에게도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강의식 교육을 하거나, 아예 교육하지 않았다고 하지요. 비교적 최근에야 놀면서 배우는 게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내 '발명'한 게 유치원이라고 레스닉 교수는 주장합니다.
미첼 레스닉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교육이 유치원 교육과 같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에 따르면 유치원 교육은 4개의 p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로젝트(project)를 통해 스스로 배웁니다. 열정(passion)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주도적으로 배우지요. 동료(peers)와 함께 상호작용과 팀워크를 통해 배웁니다. 마지막으로 놀이(play)를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합니다. 이 4p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이야말로 창의성이 중요한 미래에 적합한 교육이라고 주장합니다. 미래 교육은 유치원에 이미 숨겨져 있었다는 거지요.
이토록 중요한 유치원.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4p나 창의, 혁신 교육에 앞서, 안전하고 믿음을 주는 안전한 곳 조차 찾지 못해 고민하는 부모가 대부분일 겁니다. 시카고대학이나 MIT 등 초일류 대학의 교수가 데이터를 통해 만든 이야기가 꼭 현실에서 정확하게 맞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요. 이론에 지나치게 많은 기대는 금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유치원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는 충분합니다. 영유아 시절 교육이 비인지적 교육을 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라는 제임스 헤크먼 교수의 말이나. 유치원 교육이야말로 모두가 찾아 헤매던 미래 교육, 창의 교육이라는 미첼 레스닉 교수의 말에서 주는 울림이 제법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교육이라고 하면 우선 입시에 집중하는 한국에서도 유치원에 집중해봄 직한 이유입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유치원 교육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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