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시간 관리 기술은 성적뿐만 아니라 인생까지 바꾼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10.17 09:51
  • ‘1만 년 시계’로 알려져 있는 ‘긴 현재의 시계(The Clock of Long Now)’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 ‘1만 년 시계’로 알려져 있는 ‘긴 현재의 시계(The Clock of Long Now)’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우리에게 우리의 날을 세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해주십시오.
    -시편 90:12-


    벌써 10월이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는 수능 외에도 평가 지표가 많아져서 수능의 무게감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수능은 아직 전국적인 이벤트다.

    수능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한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공부 계획을 짠다. 마지막 한 달 공부가 시험 성적을 바꾼다는 공부 멘토들의 조언도 있다.

    수험생을 돕기 위해 앱 스토어에는 수능 시간을 계산해주는 앱이 있다. 이 앱은 수능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확인해준다. 이를 통해서 공부에 몰입감을 높이고, 앞으로 공부 계획을 끊임없이 공부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은 앱인 데다가, 효과도 있다는 평인지 많은 유사 서비스가 나왔다.

    부모를 위해서 자녀 스마트폰 활용 시간을 관리하고, 필요할 때 자녀의 스마트폰을 잠그게 해주는 앱도 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시간을 빼앗겨 부모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불편을 해결해주겠다는 의도다. 삼성, SK 등의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회사에서 앱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부모보다 스마트폰을 잘 쓰는 자녀에게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시간 관리는 공부의 기본이다. 시장에는 수많은 스마트폰 앱들이 시간을 관리해준다. 내가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관리해주는 앱들이다. 실제로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일이 기록하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일정과 실제 내 일정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이를 직접 보면서 관리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다.

    압도적인 시간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태도를 바꾸려는 시도도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1만 년 시계’ 제작에 거액을 투자했다. 1 년에 한 눈금 움직인다. 1만 년에 한 번 닭이 울린다. 1만 년 단위의 시계인 셈이다. 이 시계를 통해 인간이 본인의 삶보다 긴 호흡의 시간을 보고, 이를 통해서 미래를 생각하며 행동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게 해보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제프 베조스는 잘나가는 금융회사의 최연소 부사장이었다. 그런 그를 창업이라는 위험한 세계로 이끈 동력은 장기적 안목이었다. 자신이 80살이 될 때,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었던 걸 후회할지, 아니면 금융회사 부사장으로 남아있던 걸 후회할지를 생각해봤다. 결론은 명확했다. 그는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장기적 시간에 대한 관념 덕분이다.

    이처럼 시간에 대한 관념은 모든 걸 바꾼다. 공부의 기본은 시간 관리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간을 보는 우리의 태도는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 제프 베조스처럼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시간. 시간을 세고 관리하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기술적이다. 인간은 자연 상태로는 시간 감각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시계라도 있어야 한다. 시간 관리를 돕는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가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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