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완벽한 입시제도는 없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9.19 09:23
  • 미국에서 교사가 되는 과정은 이렇다. 우선 당연히 자격을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전공 학과를 다녀야 한다. 교사 자격증 시험 통과도 필수다. 시험에서는 교육학, 영어, 그리고 전공과목 시험을 본다. 시험 자체는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 시험으로 교사를 선발하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시험 합격으로 일이 끝나지는 않는다. 우선 교생실습이 있다. 경험이 풍부한 교사가 카운셀러로 붙는다. 교생의 수업과 운영을 직접 보고, 이를 코칭하면서 돕는다. 또한, 이 학생에게 교사 라이센스를 줄지 말지를 결정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교사 자격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자격증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교사가 될 자격이 주어지는 거지 교사 자리가 얻어지는 건 아니다. 교사가 되려면 일반 회사처럼 자소서를 넣고, 면접을 보고,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이사장, 교장, 교사 등으로 이루어진 위원회가 교사를 결정한다. 이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지인 추천이다. 주변 교수들. 교생 실습을 하면서 봤던 교사들. 학생들. 소위 주변인이 가장 영향을 준다.

    한국은 전혀 다르다. 자격증을 얻은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시험을 본다. 이 시험에서 통과한 사람 중 결격사유가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약간의 면접을 본다. 일단 시험의 커트라인을 통과하면 엔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교사가 될 수 있다. 추천보다는 시험 성적을 믿는 방식이다.

    미국 방식은 ‘실제로 가르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지 보고, 이를 통해 사람을 뽑으니 실용성이 두드러진다. 대신 과연 이 방식이 공정한지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실제로 기존 학교와 관련이 있는 사람, 관계자의 자녀 등이 추천을 통해 들어가기 쉬운 시스템이다.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 방식은 공정하게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화된 데이터인 ‘시험 성적’을 통해 뽑기에 권력, 관계 등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다. 다만 ‘실제로 이 사람이 교사로서 좋은 사람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 사람이 가르치는 건 전혀 보지 않은 채, 시험 점수가 좋으면 좋은 교사라고 생각하는 방식이니 말이다.

    교사를 뽑는 두 방식. 이 둘은 그대로 입시제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정시에도 장점이 있고 학종에도 장점이 있다. 결국은 선택이다. 둘 중 하나를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그 비율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테다.

    장점만 있는 제도는 없다. 제도의 장점이 그대로 어떤 상황에서는 단점이 된다. 공정함도, 실용성도 때에 따라서는 부메랑이 되어 단점으로 돌아온다. 정권의 변화와 함께 입시 제도가 변화하는 현시점에서 극단적인 대책보다는 신중한 타협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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