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에듀테크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한 가지는 문제 해결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8.16 10:01
  • 현장에 답이 있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관용구다. 흔히 일을 실제로 하는 실무자에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을 때 쓰는 말이다. 직위가 높고, 학력이 높을수록 사무실에서 서류에 씨름하고, 거대 담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전쟁으로 비유해보자. 언제나 최전선에 답이 있다. 하지만 장군은 최전선을 가보기 어렵다. 현장과 간부의 괴리가 생긴다.

    에듀테크에서 현장은 어딜까? 실제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때와 장소다. 많은 경우 교실이다. 고객은 학생과 교사다. 정책 입안자들과 에듀테크 업체가 상상하기 어렵다. 마치 장군이 전쟁의 최전선을 직접 가보고 마음을 체험하기 어렵듯 말이다.

    지난 8/12 스마트 교육학회 행사가 열렸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300명 가까운 에듀테크 관계자들이 모여 미래 교육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했다. 실무자와 정책 입안자, 업체 관계자가 모여서 서로의 의견을 나눈 귀중한 기회였다.

    인상적인 이벤트가 있었다. 교사들에게 미래 교육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에 답변을 미리 받아, 결과를 공유하는 행사였다. 물론 짧은 기간에, 스스로 답변한 답변자들만이 답변한 자료이므로 통계 자료적인 가치는 적다. 하지만 '열정적으로 행사에 참여할 정도로 에듀테크에 관심이 많은 교사' 사이에서 어떤 의견이 오가는지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진 자료다. 설문에는 총 134명이 참여했고 그중 70.9%가 현직 교사였다. 그 외에는 교수, 강사 등 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90.3%의 참여자들이 '스마트 교육은 정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들이 꼽은 실패 원인 '정부의 추진 의지 부족'이 52.1%로 1위를 차지했다. '사회 구성원의 인식 부족'이 19.8%, '교사들의 의지 부족'이 14.9%로 그 뒤를 이었다. 스마트 교육 정착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은 43.8%가 교내 무선 인프라 구축, 28.1%가 교사 연수 확대, 18.2%가 디바이스 보급을 들었다.

    적어도 현업 구성원들은 에듀테크가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의지 부족'이다. 정부든, 사회 구성원이든, 교사든 의지가 부족하다고 서로가 느끼고 있다. 의지가 없는데 정책이 나올 리 없다. 예산이 충분하게 배정될 수도 없다. 당연히 에듀테크 활성화도 어려워진다.

    모든 구성원의 의지를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카카오 임지훈 대표는 창업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에듀테크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수단에 불과하다. 목적은 (교육에 관한) 문제 해결이다. 에듀테크는 과연 어떤 '교육적 문제를 해결'하는가? 이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주는 기술이라면 성공한다. 인강이 그랬다. '뛰어난 강사를 더 많은 학생이 볼 수 없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했기에 대중화될 수 있었다.

    에듀테크는 소프트웨어 교육부터 디지털 교과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도 '구성원의 의지 부족'으로 발전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모호한 경우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말 문제를 해결하는 에듀테크라면 열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에듀테크 관계자들이 그 어떤 일보다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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